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눈물의 작별..."실감 나지 않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눈물의 작별..."실감 나지 않아"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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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우무대

눈물과 웃음이 함께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관객과 작별의 시간을 마지막으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1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이어온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관객의 큰 환호 속 폐막했다. 총 20명의 캐스트 중 18명이 배우들이 공연이 끝난 무대에 올라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먼저 순수한 남한군 신석구 역할을 맡은 안지환의 소감을 제일 먼저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여신님이 보고 계셔>을 봤을 때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함께해 영광이었다. 큰 사고 없이 좋은 사람들과 공연 마쳐서 행복하고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석구 역의 강기헌은 "첫공하자마자 힘들어서 3개월 반을 어떻게 하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서 아쉽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큰 극장에서 역할을 맡아서 제 얘기를 한 게 처음이라서 많이 긴장했었다. 형들이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다"는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이전 시즌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올랐던 강기둥은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감격스럽고 심장이 떨린다. 마지막까지 아무일 없어서 다행이다. 극장을 나서도 마음속에 담아주시면 다음에 또 무대에서 좋은 순간을 맞이할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연우무대
사진=연우무대

역대 최고령 순호로 자신을 소개한 정욱진. 그는 "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했지만 어른스러워진 거 같다. 연습 때부터 모든 배우가 하나가 됐던 작품이 끝나니 마음이 뭉클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준휘는 "연습실에서 '그대가 보시기에' 넘버를 얼굴이 붉어지도록 못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끝까지 잘 이끌어갈 수 있게 한 형, 누나들 감사하고 무엇 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4개월 동안 하루도 안 빠지시고 공연 할 수 있게 해주신 스태프분들과 많은 사랑을 주신 관객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이돌 펜타곤의 진호는 3년 후 다시 한번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 작품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 많은 생각이 드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역의 정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 2월 29일을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이날 무대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남한군 국군 대위 한영범 역에는 성두섭, 조성윤, 서경수가 활약했다. 먼저 서경수는 "작품을 사랑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너지를 내서 좋은 에너지를 냈다고 믿어 의심치 않다"며 "그 에너지 받아서 여러분도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공연 스케줄로 본래 불참을 알렸던 성두섭이 깜짝 등장해 객석의 반가움을 샀다. 정휘와 함께 지난 공연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던 그는 "한 번만으로 인사하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라 다시 한번 인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두섭은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던 좋은 작품이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휘와 마찬가지로 이날 조성윤은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처음 여신으로 참여한 한보라는 감격의 인사를 전했는데, 힘든 시기에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보고 나서 힘을 얻었다고. 그는 "희망, 위로, 꿈 모두를 담고 있는 작품을 하는 매회가 행복하고 귀한 시간이었다. 여러분의 사랑으로 끝까지 올 수 있었고 다음에 또 만나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이지숙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여자가 1명뿐이라 외로울 수 있는데, 다들 잘 보듬어 주고 챙겨줘서 감사하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공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웃었다.

개인적인 부상으로 한 달간 작품에 참여하지 못했던 최연우.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누구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이 컸던 그는 "저에게는 가족, 집과 같은 작품이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번 시즌 유독 회차가 많았던 진태화는 "그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다. 객석을 가득 채워준 관객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 행복한 시간이었고 다시 돌아올 3년 후의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손유동 역시 지난 시즌부터 변주화 역으로 열연했다. 이날 그는 성두섭 배우와 마찬가지로 다른 공연을 끝마치고 참여했는데, 친일파 역할의 머리 스타일 그대로 무대에 올라 진땀을 뺐다. 무대인사가 진행됐던 날이 삼일절이었던 만큼 연신 죄송하다며 민망한 기색을 띤 채 하루 먼저 마지막 공연을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보내 다행이었다는 소감을 들려줬다.

이어 손유동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해왔던 공연이라 실감이 안 난다. 지치지 않고 함께해준 스태프분들과 배우들, 제작사 연우무대에 감사하다. 코로나 여파로 지방공연이 취소됐다. 다음의 만남이 없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 힘든 대한민국이 힘내서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그날"을 바래본다는 진지한 대답에 이어 "꼭 다 같이 지방공연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대웅은 북한군 조동현 역으로 관객들과 만났었다. 그는 "대학생 때 이 공연을 하는 배우는 성공한 배우라고 생각해서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같은 역할을 맡았던 (조)풍래 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횟수로 4년째 조동현 역으로 분했던 조풍래는 "1년 사귄 연인을 잊는데 2년이 걸린다고 하더라. 이 작품을 잊는 데 8년이 걸릴 거 같다. 좋아했고 잊지 않겠다"고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냉혈한 북한군 상위 이창섭 역을 연기한 홍우진, 윤석원, 차용학이 소감을 이었다. 차용학은 "정말 좋은 배우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부담감을 느끼고 시작했다. 저만의 것을 찾아가며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게 용기 주신 박소영 연출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통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창작진과 연우무대에 감사하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공연장이 문을 닫거나 공연을 연기하는 상황이다. 이는 서울뿐만 아닌 지방 공연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차용학은 포기를 몰랐다. 코로나 사태가 소각되는 그날, 연우무대에 지방 공연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달라 일침을 가했다. 배우와 관객은 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짧고 굵은 소감이 인상적이었던 윤석원. 그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다음에 또 돌아온다면 지금과 같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한 18명 배우 중 마지막 차례 홍우진은 소감 대신 무대 위 함께한 배우들의 흉내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정욱진, 손유동, 강기둥, 김대웅의 모습을 차례로 선보인 그는 "즐거운 공연이었다"고 강조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포로수용소로 이송당하는 북한군과 임무를 수행하던 남한군이 등장하는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기상악화로 이들이 탄 배가 뒤집혀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연 제작사 연우무대는 오는 2023년 작품의 10주년이 되는 해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힐링'을 선물하는 작품이라 통한다. 지난 2012년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 2013년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 더뮤지컬 올해의 베스트 창작 뮤지컬 베스트3에 선정 그리고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으며 탄탄한 작품임을 입증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과 많은 사랑을 받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3년 후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연우무대 유인수 대표는 "지난 4개월 동안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사랑해주신 관객과 함께해준 배우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10주년으로 돌아올 다음 시즌 공연도 열심히 준비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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