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조원태 연일 압박...조현아 승기 들어주나
KCGI, 조원태 연일 압박...조현아 승기 들어주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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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의 주가가 67300원으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지주 회사격인 한진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0.15%)상승한 6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종가는 67200원이었다.

반도건설, 델타항공, KCGI 등 각 주체들이 한진칼 주식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KCGI·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 주주연합을 맺은 반도건설이 지난달 20일 5.02%(약 297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지난 24일에는 조원태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1.79%(약 106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KCGI는 수익률 극대화라는 목표를 이뤘다. 하지만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주주연합이 승기를 잡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 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끝까지 어느 한쪽의 우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KB증권은 우리사주조합(1.56%)이나 사우회 등이 조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측할 경우, 조원태 대표이사 연임안에 대한 가상 주총 결과는 출석률 81.74%, 참석 주주 중 찬성 49.88%, 반대 50.12%로 추정했다.

KCGI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진칼을 상대로 공개 제안한 이사 후보선임 등을 의안으로 올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은 당연하고도 정당한 주주권 행사의 일환"이라며 "현 경영진이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데서 벗어나 지금보다 건설적인 협의와 정책 대결의 장으로 들어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대한항공 51주년 기념사를 통해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연합군에 일침을 가했다. 조 회장은 이들 연합군을 "이런저런 재료를 섞어 급조한 토양"이라고 비유하며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그런 자리에 심어진 씨앗은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우리의 일상과 헌신 그리고 희생을 심기에 합당하다"고 말했다.

KCGI 포함 주주연합은 델타항공 공세에도 나섰다. 최근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 매입에 의혹을 제기하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은 "추천 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을 맡게 되면 기존 파트너들(델타항공 등)과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델타항공이 스스로 이익과 평판을 지키고, 한진그룹 앞날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자신들이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전문경영인들과 앞으로 동반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주주연합은 "이번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저희가 추천한 전문경영진이 경영을 맡게 되면, 기존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론전이 치열해지며 조 회장 재선임이 결정될 이달 말 한진칼 주주총회에 시선이 쏠린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내부 지지를 얻고 있어 명분에서 밀리지 않지만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도 델타항공에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손길을 내미는 등 지분율 매입 창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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