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리·박희원·김지윤 "스페셜딜리버리, 해석은 오롯이 관객 몫" [인터뷰①]
김두리·박희원·김지윤 "스페셜딜리버리, 해석은 오롯이 관객 몫" [인터뷰①]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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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리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하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하게만든 작품"
박희원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만들어"
김지윤 "맡은 배역 강하리, 쉽지 않은 인물이었어... 지금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역"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 오는 3월 29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서 공연

창작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가 4년만에 본 공연으로 돌아왔다. 2018년 낭독극 형태로 짧은 기간 관객들을 만났던 <스페셜 딜리버지> 제작진은 더욱 완성된 형태의 작품으로 대학로로 컴백했다.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세 명의 인물 사랑, 하리, 라라가 서로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고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이 꿈꾸는 집은 어떤 느낌일까.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17세 소녀 강하리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2018년 낭독극의 인연으로 재연까지 함께하게된 뮤지컬 배우 박희원을 비롯해 김두리, 김지윤 배우와 함께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좌측부터) 김두리, 박희원, 김지윤 /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 photo by 황호규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희원 : 반갑습니다. 저는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에서 강하리 역을 맡은 배우 박희원이라고 합니다.

김두리 : 저도 같은 역을 맡은 배우 김두리라고 합니다.

김지윤 : 앞의 두 배우와 같은 역할을 맡았습니다. 얼굴은 막내가 아니지만 배우들 중 제일 막내인 김지윤이라고 합니다. 아무도 믿지 않으시지만 98년생입니다.(웃음)

박희원 : 아기예요! 아기!

김지윤 : 그만하셔도 됩니다. 방금 공연 끝내고 와서 되게 예민해요. 배고파서(웃음)

(좌측부터) 뮤지컬배우 김두리 /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 photo by 황호규


Q. 기존의 뮤지컬과 다르게 다양한 음악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랩도 있고, 어렵지는 않았나.


김두리 : 처음에 랩을 한다고 들었을 때 우리 셋 다 "허어~" 하고 한숨을 쉬었던 것 같아요. 사실 셋 다 랩에 리을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었거든요.

박희원 : <고등 래퍼> 같은 프로그램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날카로운 느낌을 싫어해서 잘 안 보는데 랩을 갑자기 하라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지윤 : 다들 우리 인생의 흑역사인가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다 같이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나오는 랩들이 다 저희들이 가사를 써서 만든 노래거든요.

김두리 : 네 맞아요. 원래 감독님이 준비해 주신 가사가 있었는데, 저희가 준비해서 불렀었거든요. 그런데 난리가 났죠. 그래서 감독님이 저희보고 써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들 준비하다 보니까 한 마디가 한 문장이 되고 어느 순간 다들 소설을 써서 왔더라고요. 감독님이 우리가 했던 이야기들을 음율에 맞게 정리를 해주고 모든 걸 합쳐서 보니까 지금의 노래들이 나왔어요. 하리 역을 맡은 배우 세 명의 개성이 다 들어가 있죠.

박희원 : 네 맞아요. "아, 짜증 나", "Shut Up" 같은 것도 다 저희가 적어왔던 가사였어요.

 

(좌측부터) 뮤지컬배우 박희원 /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 photo by 황호규


Q. 이번 작품에서 '머니', '엄마', '싸울 거야'라는 넘버가 제일 와닿았다. 좋아하는 넘버나 이 넘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지윤 : 사실 저는 처음 곡을 받았을 때 이 세곡이 관객들에게 찍힐 거라고는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왜냐하면 사랑이랑 하리랑 같이 부르는 곡이 두 곡씩 있는데, 저는 그 곡들이 관객들한테 더 크게 다가갈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관객들의 후기를 들어보니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 세 곡에 더 집중을 하고 있고, 더 뭔가 힘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요?

김두리 : 저도 '머니'는 예상을 못 했어요. '엄마' 같은 경우엔 개인적으로 우리 극의 중심이라고 생각을 했던 곡이었고, 관객들 또한 이 곡을 많이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지인들은 딱 반이 갈리더라고요. '엄마'라는 곡이 좋았다는 지인과 싫었다는 지인들도 있었어요. 좋았다고 말했던 지인과 관객분들은 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했었고, 싫다고 했던 지인은 가사가 솔직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의 저는 '엄마'라는 곡을 우리 작품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컨트롤하기 어렵고 힘든 곡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하면 할수록 울컥울컥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연습할 때는 슬펐던 적이 한 번도 없었었거든요. 감정이 올라왔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상하게 공연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감정이 격해지더라고요. 어떤 날은 시작 때부터, 어떤 날은 중간부터, 어떤 날은 "여자의 몸, 아기의 집"이 부분을 할 때부터 울컥할 때가 있었어요. '엄마'는 저한테 너무 소중한 곡이 되고 있고, 잘하고 싶은 것 같아요.

박희원 : 저는 '엄마'라는 곡의 가사를 처음 봤을 때 조금 놀랐어요. "여자의 몸, 아기의 집, 여자의 삶"이라는 말 자체도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여자의 몸을 아기의 집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음이었죠. 그래서 처음 연습을 할 때는 뭐랄까 조금 이상하고 미묘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싫은데, 또 너무 좋은? 이중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감정이 합쳐질 수 있는 노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되게 소중한 곡입니다.

김두리 : 이 노래가 하리가 산부인과를 가서 처음으로 초음파로 뱃속에 있는 생명체를 바라보게 돼요. 내 안에 무언가가 자라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죠. 그런 가운데 엄마가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라라가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 네가 원하는 삶을 찾아서 너의 결정을 네가 원하는 결정을 해"라고 말해줘요. 사랑이 또한 자신의 아픈 기억을 되돌아보게 되죠. 이 세 명의 캐릭터가 하나가 되는 장면이에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배우들도 가장 많이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고, 관객분들도 가장 많이 감정을 이입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연습을 할 때에는 하리가 엄마인 걸 인지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나의 아이보다 나를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이 컸었어요. 그런데 무대에 올라와서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박희원 : 저도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가족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 보니 하리가 느낀 건 원망만 가득한 아이가 아니었더라고요. 그전까지는 "그냥 엄마 미워, 당신 싫어"였었다면 지금은 "나도 이렇게 힘든데,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어?... 그런데 그래도 엄마는 나를 버리면 안 됐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오니까 공연을 하면서도 울컥하는 포인트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김두리 : 분노와 원망으로 시작했던 노래가, 완전한 이해는 아니지만 연민으로까지 왔어요. 엄마라는 단어에 대한 연민, 원초적인 슬픔이랄까요.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는 단어인 것 같아요. 엄마는...

김지윤 : 저희 어머니가 공연을 보시고 그러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여자와 엄마의 개념을 같이 집어주고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자인 당신과 내가, 공감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죠.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서 저도 다른 의미로 다가오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김두리 : 같이 공연을 하는 선배님들 중에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선배님이 딱 한 분 계시거든요. 유정민 선배님이신데, 제가 초반에 이 노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런 말씀을 해주셨었어요. "한 번 엄마가 된 기억은 여자로서 잊을 수가 없어"라고요. 사실 그 말을 들을 때는 잘 이해가 안 됐었어요. 제가 경험이 없다 보니까 그게 무슨 기분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죠. 그런데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고 작품에 집중할수록 이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직접적인 체험은 아니었지만, 선배님이 한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슬픈 것 같아요. 여자는 꼭 엄마여만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박희원 : 그걸 조금 정민 선배님이 바라셨던 것 같아요. 선배님이 극작도 하셨거든요. "우리는 하리로써, 사랑으로써, 라라로써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건 없을 수도 있지만제 3자의 입장으로 당신들한테 질문을 하는 것처럼 노래를 해야 된다."라고 말씀하셨었어요. 그래서 내 감정에 빠져서 '나를 버리고, 나를 울린 엄마' 여기에 빠지면 안 된다고 지적하셨어요. 우리는 물어보는 입장을 지켜야 한다고 하셨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관객분들이 해석할 수 있게 하는 걸 원하셨던 것 같아요.

(좌측부터) 뮤지컬 배우 김지윤 /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 photo by 황호규

 


Q. '머니'라는 곡은 어떤가.


김두리 : 사실 정말 의외인 곡은 '머니'예요. 저는 '머니'가 그렇게 관객분들에게 꽂힐지 몰랐어요. 하리 맡은 우리 세 명 모두 같은 생각일 거예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에 들어가거나 퇴근을 할 때면 다들 "머니 머니 머니, 많이 머니"를 흥얼거리고 계시더라고요. 우리 삶과 제일 연관돼서 그런 걸까요?(웃음)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photo by 최용석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photo by 최용석

 

Q. 이번 작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 또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박희원 : 2018년 낭독극을 할 때부터 참여했었어요. 그때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쉬이 잠을 못 잤었어요. 새벽에 자다가도 갑자기 눈이 떠지고는 했었죠. 한 번 깨면 잠이 잘 안 와서 한쪽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도 있었고, 감정적으로 많이 다가왔었어요.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친구가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과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책임감과 부담감, 무서움이라는 감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그릇이 작다는 걸 느끼는 시간들이었죠. 그 시간이 지나가고 지금의 저는 내가 너무 무서워하고 부담스러워서 다가가지 못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아직도 부담감과 책임감은 남아있지만, 하리로써 가져가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지윤 : 뭔가 어렵다. 두렵다. 책임감이 생긴다는 말을 꺼내기도 사실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냥 가상의 캐릭터라고는 생각이 안 들었거든요. 왠지 새벽 2시에 길거리에 나서면 이런 아이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이런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 사랑이와 라라처럼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못할 것 같거든요.

박희원, 김두리 : 절대 못해요. 같이 도망갔을걸요?

김지윤 :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현실은 현실이고, 작품은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작품 속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실 어떤 부분들에 있어서 무섭지 않다는 건 거짓말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을 끝날 때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본다면 상처를 받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서 정말 열심히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두리 : 이번 작품은 정말 많은 도전을 하게 하는 작품이에요. 날 것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작품과 떨어지지 않게 부르고 소화해야 하죠. 그리고 드라마 또한 이끌고 나아가야 해요. 정말 이런 부분들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photo by 최용석

 

Q. 연습할 때부터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들었다. 공연 전후로 도움을 받았다거나, 선배들과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박희원 : '옛날 옛적에'라는 노래를 처음으로 연습했던 날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 모든 사람들이 울음이 터져서 노래를 못했었죠. 연습 첫날에 벌어진 일입니다.(웃음) 그때 하리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옆에서 사랑 언니들이랑 라라도 우느냐고 노래를 못 불렀어요.

김두리 : 그래서 그때 저랑 상은 선배님이랑 정민 선배님이랑 셋이 진행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했었어요. 이후에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연습을 시작했죠. 정말 힘들게 힘들게 장면 장면을 이어나가다가 '엄마'를 불러야 하는 장면까지 오게 됐죠. 그런데 상은 선배님이 노래를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돌아봤더니 우시느냐고 노래를 못하시더라고요. 결국 울면서 노래를 하는데 그걸 보고 정민 선배도 눈물샘이 폭발하셨죠. 다들 울면서 서로 울어서 노래를 못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더라고요.(웃음)

박희원 : 울면서 서로 선생님 때문이에요! 선배님 때문이에요! 하고 소리쳤죠.

김지윤 : 사실 극장에서도 감정이 막 차올라요. 오늘도 살짝 올라올 뻔했었죠. 그래서 사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서로 얼굴을 잘 안 봐요. 최대한 피하고 있거든요. '엄마' 부르는 장면을 넘어갈 때 옆을 슬쩍 보면 다들 그렁그렁하고 있거든요. 내가 하는 말 때문에 감정이 딥해지는 것도 있는데, 서로 말을 하거나 상대방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감정을 느끼는 부분들이 많아서 서로서로 얼굴을 최대한 안 보고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울까 봐 못 봐요.(웃음)


Q. 엔딩이 다 다르다.


김두리 :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사실 하리가 아니라 라라 역에 맞춰서 엔딩이 달라지거든요. 우리 작품에서 결말은 '싸울 거야'라는 노래와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우리 이야기는 끝나죠.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냥 에필로그 격인 거죠. 이게 환상일 수도 있고, 진짜일 수도 있고, 하리의 꿈일 수도 있는 거죠.

 

(좌측부터) 김두리, 박희원, 김지윤 / 사진 제공 엠제이플래닛 - photo by 황호규

 

Q. 각자가 꼽는 가장 중요한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박희원 : 연습할 때는 뭔가 꽂히는 게 없었는데 공연을 하면서 요즘에 꽂힌 게 있어요. 혁세가 하리의 동생을 납치하고 하리를 협박할 때 하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무섭다고 외치거든요. 그때 사랑 언니가 "쫄지마 시발! 네가 나한테 그랬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요즘 이 장면만 되면 숨이 딱 막혀요. 정말 제 자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를 정도로 감정이 많이 이입되는 것 같아요. 요즘 따라서 뭔가 쫄리는 게 있어서 그런가.. 크게 다가오더라고요.(웃음)

김두리 : 저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리 와 내 손을 잡아, 너의 손 내가 잡아줄게. 잊지 마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라는 가사요. 이게 '무지개'라는 노래랑 '싸울 거야'라는 노래에서 두 번 나오거든요. 이 가사가 하리를 연기하는 김두리로서도, 작품 속 하리로서도 너무 소중한 말인 것 같았어요. 나는 혼자야 하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누군가가 '내가 곁에 있어'라고 말을 해주는 거거든요. 내일 보다 오늘을 걱정하던 하리가, 길거리를 떠돌면서 잠자리를 구하던 하리가 돌아갈 곳,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생겼다는 게 정말 많은 감정이 들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지윤 : 저는 제일 마지막 부분이요. "내일은 오늘처럼, 오늘은 어제처럼 비가 오고 해가 뜨고 꽃이 피겠지"라는 가사를 제일 좋아해요. 배우 김지윤으로서, 하리로서, 인생이 힘들고 지쳐도 언젠가는 행복한 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과 함께, 현실은 다를 수 있어 그냥 받아드려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강하리가 아닌 김지윤으로 돌아오면서 제일 울컥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김두리 : 그리고 추가로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제가 부른 노래는 아니지만 '무지개'라는 노래가 정말 좋아요. "비가 와, 너무 검뿌연 하늘이 울고 있는지 작은 너"라고 부르는데 바로 직전에 하리의 상황과 이어져서 더욱더 다가오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이 노래를 듣고있다보면 하리의 실루엣이 보이는 것 같아요.

김지윤 : '무지개' 노래를 부를 때 사랑을 바라보면 정말 빛이 나요. 조명도 있지만 언니들한테 정말 빛이 나거든요. 조금 반하는 포인트인 것 같아요. 그 장면에서 한번 심쿵 하죠.

박희원 : 라라가 부르는 'She, He and They'도 좋아요. 제 노래, 제 가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너무 다 제 걸로 받아들여서 그런지 몰라도 하리랑도 척척 맞아드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처음부터 안되왔던 인생,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인생", "Perfect, perfect"라는 부분들 모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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