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CEO기획_사회적 책임이 세상을 바꾼다 1. 삼성편] 이건희 회장 병상서 수천억 배당
[Good CEO기획_사회적 책임이 세상을 바꾼다 1. 삼성편] 이건희 회장 병상서 수천억 배당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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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개인 배당 2위, 1426억 원 배당
기업인들 중 1천억 이상 배당금 받은 사례 삼성가 부자 둘 밖에 없어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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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은 많다. 위대한 기업은 많지 않다. 대한민국의 기업은 어떤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존경 받는 기업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기업인은 눈을 씻고도 찾기 힘들다. 불공정·정경유착·갑질·부패 등의 부정적 단어가 한국 기업과 기업인을 대표하고 있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착한 기업(good Company)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고 있다. <한국 증권신문>은 배당 확대 확대를 통해 주주친화정책을 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다. 매년 천문학적 배당을 받고 있는 총수 일가는 얼마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얼마만큼 실천하고 있는가를 분석한다.

매년 수천억 배당금 받는 삼성家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은 올해 4748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9년 이후로 11년 연속 배당 수익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426억 원을 배당받으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배당금으로 1천억 원을 넘긴 것은 삼성家 두 명의 부자들뿐이다.

이어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는 삼성전자로부터 767억 원의 배당금을, 이건희 회장의 딸인 이부진과 이서현 자매는 삼성물산으로부터 각각 282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기업별 배당금 또한 삼성전자가 9조 6192억 원으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위인 현대차가 1조 535억 원으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 와병 7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병실에 입원해 있다. 건강 상태가 특별히 악화되지 않고 이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이태원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이 일어나 인근 순천향병원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OPR)을 받았다. 다음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드 시술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병상 중에도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11년 연속 배당수익 선두를 차지했다. 물론 기업의 주주친화정책인 배당에 따른 배당을 받은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유명무실 논란

이건희 회장 일가가 매년 수천억 원의 배당을 받고 있지만 기부는 쥐꼬리라는 지적이다. 해외 기업가들에 통큰 기부와 비교하면 실제 쥐꼬리만큼이라는 것이다.

MS의 빌 게이츠는 10년간 아프리카 말라리아 백신에 100억 달러를 기부했다. 성병예방을 위해 진화된 콘돔을 개발하는데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빌 게이츠는 자식들에게 1000만 달러(약110억원)만 상속하고, 98%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빌 게이츠와 이건희 회장이 비견되는 대목이다. 빌 게이츠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고, 이 건희 회장 역시 대한민국의 세계화에 일조를 했다. 하지만 정경유착과 경영 세습이라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은 받고 있다.

삼성과 대한민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할 정도다. 국내 또한 이와 다르지 다. 언제나 정재계와 연관된 문제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삼성 또한 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삼성은 비자금·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해 삼성은 220억 원의 뇌물 혐의를 받았다. 공여자는 이병철 회장이었다. 이후 이건희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공판에서 피고인으로 법원에 나섰다. 당시 검찰은 삼성이 250억 원을 노태우 전 대통령에 뇌물로 줬다고 기소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100억 원을 준 혐의만 적용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대통령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줬다'라고 주장했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2019년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되 기소됐다.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기소했다. 이때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줬다'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삼성은 2월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에서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그가 기업 등으로부터 뇌물 94억 원을 받았다.  뇌물 인정액 가운데 89억 원의 출처가 삼성이었이다. 재판을 맡은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 1부, 재판장 정준영, 판사 김세종 송영승)은 삼성 뇌물 중 38억 원을 제3자 뇌물죄로 인정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2009년 8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이 확정됐던 이건희 회장은 4개월 만에 대통령 특별사면을, 단독으로 받았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이 실소유한 자동차 부품 업체 다스의 미국 소송비 38억 원을 삼성으로부터 받은 대가로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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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고리...이재용 지배력 강화

이건희 회장 일가의 부의 축적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경영 승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차원에서 재계의 관심사이다.

이 부회장은 1996년 에버랜드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한 뒤 주식으로 바꿔 지금의 승계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이 부회장이 CB 인수에 들인 돈은 48억 원. 이 돈이 25년이 흐른 지금에는 삼성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이 부회장의 재산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9년 한국의 50대 부자(2019 Korea's 50 Richest People)' 분석 결과, 61억 달러(9조 원대)이다. 23년 동안 61억 원이 9조 원대로 불린 것이다.
 
이 기간동안 이 부회장의 재산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이야기는 거이없다. 천문학적 배당과 합병 등을 통해 이 부회장 남매의 주머니만 채운 셈이다.
 
실제 이건희 회장 일가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를 통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금산분리 관련 규제 환경 변화와 대주주에 대한 법원 판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지배구조 개편이 ‘시계 제로’에 빠졌다. 삼성은 지난해 ‘A→B→C→D→A’처럼 계열사가 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

2018년 삼성화재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정리했다. 4월 삼성SDI가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2.11%)를 장 마감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전량 매각한다. 오너 일가에서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블록딜 방식을 택한다. 같은 해 9월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도 각각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2.61%)와 261만7000여주(1.37%)를 처분했다. 블록딜 방식을 택했다.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에 호응했다.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를 뼈대로 하는 비교적 간결한 지배구조 토대가 마련됐다.

삼성은 삼성물산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거느리고 있는 형태다. 지배구조에서는 지주회사도 아닌 애매한 상태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완벽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금산분리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는 압력도 커지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보고서에서 “지배구조와 성과보수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당국의 칼날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삼성그룹에 이를 대입하면 삼성생명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 부회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으로 꼽혀 중점 사안이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의 단초가 된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 지배구조 판단이 애초부터 무리한 해석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삼성물산으로 옮겨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서는 것이 투명하면서도 간결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막대한 자금과 대내외 경영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를 현실에 옮기려면 많은 것들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관련 재판 과정에서 "회사의 리더가 되려면 사업에 대한 경영능력으로 인정받아야지, 지분 몇 퍼센트를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생명ㆍ삼성전자 처리 골머리

순환출자 고리 문제를 해결한 후의 핵심 관건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금산분리) 원칙을 내세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하라고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계열사를 이용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현행 지배구조는 중장기적으로 해소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금융 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정한 '10%룰'을 맞추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2018년 5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0.36%, 0.06%의 지분을 매각한 것 역시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율 상승을 막기 위함이었다. 2018년 말 기준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각각 8.51%, 1.49%다.

하지만 금융계열사들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자산 평가 기준을 취득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금융그룹이 비금융 계열사 발행 주식을 5% 이상 소유하는 경우 초과분을 5년 이내에 매각하는 내용의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안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소 5%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종가(4만4850원)로만 환산해도 13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중 일부를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방안이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는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가 삼성물산 자산(18년 말 개별 기준 33조8800억 원)의 절반을 넘어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강제 전환되면 현행 지주사법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20% 이상으로 늘려야 하고,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방안이 통과될 경우 이 비율은 30%이상으로 늘어난다. 삼성물산은 서초사옥을 매각하는 등 현금 자산 보유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난제다. 병상에 누워 있는 이 회장 사후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도 숙제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회적 합의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는 게 재계 일각에 목소리이다. 삼성 일가가 매년 천문학적인 배당을 받고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게을리한다면 삼성의 경영 승계는 영원한 숙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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