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수동 조병선 위원장 "봉사는 자신의 자존감 높이는 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수동 조병선 위원장 "봉사는 자신의 자존감 높이는 일"
  • 홍석현
  • 승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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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아서, 시간이 남아서 봉사활동 하는 것 아니다…내 삶의 보람”
“아내는 나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 참여…서로 이해하며 보듬는게 행복”
 
날씨가 추워지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 커피 한잔 나누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아직도 어색한 커피의 짙은 향보다 각박한 생활 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은은한 사람의 정이 그리워져서일까? 지난 19일 성수동 카페에서 조병선(63)씨를 만났다. 평소 그는 봉사활동의 내용을 잔잔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의 글들을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그가 말하는 봉사활동에 대한 사연을 들어보고 싶었다. “어떤 분들은 ‘조용히 남모르게 해야 할 봉사활동을 너무 떠벌리고 자랑하는것 아니냐?’라 말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쓰는 글입니다”라고 말한다.
 
 

 

강원도 정선 첩첩산중 두메산골에서 태어났다는 조병선(지역사회보장협의체 성수2가제1동 위원장)씨는 1980년 서울로 상경해 지금까지 살았다며 지금은 서울 성수동에서 창호와 인테리어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평범한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연히 접한 봉사활동


조 위원장이 처음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것은 2005년경 동네 친구의 권유로 자율방범대로 동네 방범순찰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그 후 국제라이온스 354-C지구의 서울경동라이온스 클럽에 가입해 2013~ 2014년에 클럽회장을 역임하며 동네 주변 무료봉사에 참여했다.

또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1958년생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하는 ‘진우회’에 가입해 일산에 있는 <홀트요양원>에서 장애우 돌봄과 의왕에 있는 <글라라의 집>에 있는 어르신들의 돌봄, 오류동에 있는 <오류마을>에 있는 부모에게 소외당한 어린이들을 케어하는 활동을 했고 지금은 성수2가1동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라는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관한 법률 41조에 의하여 구성된 순수 봉사단체)
 

 


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약칭 동지사협)는 우리나라의 복지사각지대 즉 저소득층주민, 아동, 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등 차상위계층(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렵지만 여러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 주민)과 소외계층을 직접 발굴해 동사무소와 구청을 연계해서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들 차상위계층과 1:1 친구맺기로 밀착 봉사서비스를 하거나 이혼이나 홀로 살고 있는 중장년 1인 위기가구를 발굴해 전화나 방문으로 그들을 살피며 필요한 물품과 반찬 등을 지원하고 또 주변의 어려운 환경의 노인이나 중장년 환우들에게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홀로계신 노약자분들께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케익과 조그마한 선물을 마련해 직접 방문해 생일상도 차려드리고 있다. 특화사업으로는 일년에 한 번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주변의 관광지로 나들이 하는 활동, 또는 간단한 집수리(창유리교체, 방충망, 방범창 LED전구교체, 가스차단기)까지 해주고 있다.

 

경제불황에 1인 독거남들 늘어 안타깝다


소외계층이나 불우환우 1인 위기가정은 어떻게 선정되며 몇분이나 관리가 될까?
“우리 동지사협 위원들이 직접 주변의 정보와 실상을 보고 추천하기도 하고 또 동장님이나 이웃주민들이 동사무소에 추천하면 함께 가정을 방문, 실사를 통해 선정한다. 그리고 가끔 직접 동사무소로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 안타깝게도 요즘 경제가 불황이다보니 이혼하고 혼자사는 남자들이 부쩍 많아지는 것 같다. 우리가 예산이나 봉사자부족으로 일단 20여명 정도 선정해 지속적인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동지사협 활동 지원비는 사랑의 열매에서 모금된 성금을 각 지역마다 분배해 지원받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동지사협에 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자격조건은 있는가? “동지사협은 우리 동 뿐만 아니라 전국에 골고루 구성되어 있다. 자격조건은 지원하는 동에 거주하거나 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며 봉사에 관심과 열의가 있는 분들을 선발해 동장님께 추천하면 구청의 위촉을 받아 동지사협위원과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위촉장을 받고 활동할 수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보람이나 힘들었던 일, 에피소드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봉사할동에 대한 보람은 봉사를 받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작은 도움에도 크게 고마워하며 아이들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때가 제일 마음이 뿌듯하다” 고 말한다.
또한 “봉사활동을 하며 힘들었던 것은 작은 예산과 적은 인원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되는 것이고, 또 위원들이 전문가로 구성되어있는게 아니라 한 가정의 가장들이나 평범한 가정주부다보니 각자의 직장 일과 가정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까지 병행하다보니 힘들고 또 새로운 인원 확충이 제일 어렵다” 고 말한다.
 

 


“각 가정을 돌면서 독거노인분들의 생신상을 준비해 방문하면 너무나 좋아하고 돌아갈때는 당신들이 아껴놓았던 음식이나 음료수 등을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면서 굳이 싸주시려고 하고, 또 나들이때 모시고 나가면 소년, 소녀같이 좋아하시며 장난을 치곤 하는 모습을 볼때 괜히 찡한 울림을 느끼게 된다.


밑반찬이나 집수리는 전문가들이 있나? 지원을 받거나 교육을 받는가. “특별히 전문가는 없고 밑반찬은 그냥 주부들이 집에서 먹는대로 여럿이 모여 반찬을 만들고 집수리는 제가 창호업을 하고있으니 깨진 유리창이나 방충망과 방범창. 동절기엔 뽁뽁이 등을 직접 설치하고 또 전기부분은 우리 위원 중에서 전기업을 하시는 분이 있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교육은 동지사협 위원이 되면 매달 정기적으로 구청에서 실시하는 역량강화 교육과 1년에 1번씩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통해 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고싶은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우리 주변에 여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분들을 남이라 생각하지 말고 내 부모, 내 형제라 생각하고 좀 더 깊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또 ‘내가 아니라도 누가 할거야’라 생각하지 말고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주저 말고 달려가 함께 참여해주면 좋겠다.”

인터뷰중인 조병선위원장

 


자신의 사업도 해야하고 이렇게 봉사활동을 많이 하다보면 아내분이 반대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나?
“헐~우리 집사람이요? 나보다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합니다. 얼굴보기 힘들어요. 처음에는 내가 하는 봉사활동을 따라다녔는데 지금은 각자 알아서 합니다. 그러다보니 서로 이해하는 폭이 넓고, 서로 정보교환도 하게 되죠.”


오래 함께 산 부부는 닮아간다는데 정말 봉사활동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못말리는 부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따뜻한 가슴을 닮아가는 이 부부에게 감사와 ‘슬기로운 중년생활’에 찬사를 보낸다.
홍석현 기자<bodo@fair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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