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56화 - 정사의 왕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56화 - 정사의 왕
  • 이상우
  • 승인 2020.0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민지는 자기 자리에 돌아와서 어제 밤일을 되새겨 보았다.
박민수. 어찌 보면 아래위가 곽 막힌 월급쟁이 같지만 속 깊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밤 그의 원룸 벽에 붙어있던 퍼터의 아이디어는 조민지에게 크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그런 일을 혼자 하고 있으면서도 생색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자기를 좋아 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뒤로 물러서는 태도는 이해가가지 않았다.
여자가 끌어드리는데도 뒷걸음치는 소심한 남자, 회사 업무에 칭찬 받을 만한 아이디어 한번 낸 일이 없는 남자.
무엇보다 조민지가 나를 잡아 잡수셔하고 벗고 덤비는 데도 도망가는 남자의 태도는 이해가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 일은 의기소침해진 조민지를 도우려고 무진 애를 쓴 것은 고마운 일이었다. 애정이 없이는 우러나오지 않는 태도가 아닌가.
조민지는 퍼터에 쓰인 옥의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몇 군데를 메모해 두었다.
점심 먹은 뒤 그곳으로 찾아가 볼 생각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뜻밖에도 성혜린 박사가 사무실에 나타났다.
“아니, 성 박사. 언제 돌아왔어요?”
조민지는 아직 출장 일정이 남았는데 돌아온 것이 의아했다.
“여영진 박사는?”
“여 박사는 며칠 더 있을 것입니다. 저만 먼저 왔어요.”
“앉아요. 얘기 좀 들읍시다. 아니 점심시간이네. 점심이나 같이 하지요.”
 조민지는 성 박사를 데리고 지하의 구내식당으로 갔다.
시간이 일러서 인지 식당은 텅 비워 있었다.
두 사람은 구석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래 우리 제품 반응은 어때요?”
조민지는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자세한 것은 메일로 보고 드릴게요. 한마디로 반응이 별로였어요.”
조민지는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직접 듣고 보니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박민수의 아이디어처럼 더 노력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여영진 박사와는 재미있었어요?”
조민지는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 비관적인 보고를 더 받기 싫어서였다.
“여 박사 정말 굉장한 사람이었어요. 도저히 감당이 안 돼요. 제가 먼저 온 것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어요.”
“기회라니요?”
“시원치 않은 실적을 만회할 기회를 준 것이지요. 둘이서 가지 않아도 될 곳 몇 군데는 출장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 첫째 이유이고.”
“둘째는 뭐예요?”
“다른 여자들과 재미 볼 기회를 준 것이지요. 못 말려요.”
“허니문이 힘들었다는 얘기 같은데.”
“맞아요. 하루 24시간 붙어 있으니까 파워의 균형이 맞지 않는 거예요.”
“파워의 균형?”
조민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
“여영진이라는 사람은 특수 인간이에요. 수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 세계 그 어떤 캐릭터도 여영진을 당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야말로 ‘수퍼 섹스 맨’이어요. 글쎄 매일 두 번씩 꼬박 하자고 덤비는데 처음 일주일은 견뎠지만 그 다음에는 겁이 났어요. 그것도 할 때마다 다른 포즈를 요구해요. 아마 개발한 체위가 수백 가지 될 거예요.”
“그 방면에는 성 박사가 수퍼 우먼 아닌가요?”
“수퍼 우먼이 졌어요.”
“하루에 두 번씩 해대면 총알이 모자라지 않아요?”
조민지는 경험은 없지만 들은풍월이 많았다.
“총알? ㅋㅋㅋ. 여영진식 섹스 비법이 있어요. 한 자리서 더블로 뛸 때는 제1회전에서는 사정을 하지 않아요. 그걸 중국 섹스 고전 소녀경에서 배웠다나.”
“발사하지 않는 것이 뭐 비법은 아니잖아요.”
조민지가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내가 손들고 먼저 도망 온 거예요.”
“어쨌든 수고 했어요.”
“내일부터 내가 할 일을 정해주세요. 오늘은 좀 쉬고 내일 나오겠습니다.”
성 박사는 예절 바르게 인사하고 돌아갔다.
조민지는 오후에 옥 가공 공장 한 군데를 들렀다. 옥에 대한 기초 지식과 가격을 대강 파악했다.
다음에 옥 침대를 만드는 곳에 들러서는 옥의 다양한 종류와 색상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그러나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샤프트도 물푸레나무나 참죽나무를 쓰지 않고 밤나무를 써서 통째로 조각을 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았다. 거기다가 헤드도 밤나무로 하고 페이스만 옥을 붙이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값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었다.
조민지는 강원그룹 박운혁 회장을 생각했다. 옥의 주산지가 강원도니까 어쩌면 싸고 좋은 것을 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침 박운혁 회장은 자리에 있었다.
“회장님 저 왔습니다.”
“야, 전무님이 오셨구나. 오늘 어떻게 한가하시네.”
박 회장은 만면에 웃음 띠우고 반겼다.
“그래 어쩐 일이야? 얼굴을 보니까 나한테 꼭 할 얘기가 있는데.”
“회장님이 새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보고 마음도 읽으십니까?”
“눈은 마음의 창이지.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그래 무슨 얘긴지 해봐.”
박 회장 무슨 이야기든지 받아드릴 태세였다.
“강원도에 옥이 많이 생산되지요?”
“그럼. 왜 건강에 도움을 받으려고?”
“옥을 싸게 대량으로 구매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박 회장은 그 말을 듣자 눈이 반짝 빛났다.
“우리 강원그룹이 옥 광산 두 개를 가지고 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