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라임 사태'에 "초상집 분위기"
여의도 증권가, '라임 사태'에 "초상집 분위기"
  • 오혁진 기자
  • 승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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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가 혼란스럽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인 ‘라임 사태’에 연루된 증권사들이 검찰의 칼끝에 서면서 시끄러운 것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등을 압수수색했다.

라임은 지난해 10월 '테티스 2호' 등 모(母)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들에 대한 상환과 환매를 연기한다고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다.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펀드 환매가 지연되면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등이 라임과 TRS 계약을 맺고 수천억원대 대출을 해줬다. 주요 판매처는 우리은행과 대신증권 등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라임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이 업체가 운용하던 펀드에서 사기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최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나왔다는 말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과 TRS(총수익스와프) 증권사, 판매사까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라며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을 돌려받게 되면 투자자들이 돌려받을 돈이 줄어드는 구조라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 대표와 라임 임직원들의 휴대폰은 모두 꺼져 있는 상태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사모펀드 시장 전반의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라임 사태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사모펀드 시장 전체로 침체된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생겨 초상집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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