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손태승 리스크'에 주가 곤두박질 민영화 일정 차질 빚나
우리금융, '손태승 리스크'에 주가 곤두박질 민영화 일정 차질 빚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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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기로 계획했으나 최근 여러 악재들로 우리금융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융당국이 예정대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진행할 경우 수천억원대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 보유 지분 17.25%를 분산 매각하려 했다. 예보는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2016년 11월 과점주주 매각을 통해 민영화 기반을 마련하고 지금까지 지분매각 등으로 총 11조1000억원을 회수했지만 아직도 최대주주가 예보라는 한계가 남아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25일 예보가 보유한 잔여지분을 올해부터 3년간 최대 10%씩 분산 매각해 오는 2022년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대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문책 경고’ 중징계를 확정지었다. 또 우리은행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6개월 제재를 가해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엉망이 됐다.

지배구조 문제와 ‘손태승 리스크’가 생기면서 우리금융의 주가도 하락세다. 우리금융 주가는 12일 오전 9시 39분 10300원에 머물렀다. 로드맵 발표 당시 주가는 13950원이었다. 지난해 2월 재상장 당시 우리금융의 주가는 15300원이었던 것을 따지면 폭락한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민영화를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수천억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서두른다면 공적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절한 타이밍을 찾으려 하겠지만 시간을 오래 끌기도 어려울 것이다”라며 “당국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우리금융의 리스크가 한 두 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할 만하면 할 것이고 하지 못할 상황이면 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국은 우리금융 주가가 13800원일때 원금이 100% 회수 가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주가로 당국의 잔여지분 매각이 진행될 경우 손해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이 경우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혈세를 날려버렸다'는 날선 비판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우리금융의 주가가 앞으로도 하락할 여지가 있다.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선 비은행 부문 확대를 통한 인수합병(M&A)가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선 오는 3월 우리금융에 대한 위험자산 평가방식이 표준등급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되며 증권사 및 보험사에 대한 적극적 M&A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M&A를 통한 실적성장으로 주가 역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하지만 최근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며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위험자산 평가방식 변경과 M&A에서 필수적인 금융당국 승인이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LF 관련 중징계, 라임자산 펀드판매,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제재심 가능성 등 이슈화되는 뉴스가 연속되고 있다"며 "뉴스플로어 자체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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