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낙하산 논란' 이명호 신임 사장 임명 강행
예탁결제원, '낙하산 논란' 이명호 신임 사장 임명 강행
  • 오혁진 기자
  • 승인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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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한국예탁결제원의 노조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의 사장 선임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지난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차기사장으로 이 전 위원을 내정했다.

1963년생인 이 수석전문위원은 거창 대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자본시장조사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예탁원 노조는 임시주총 전부터 ‘낙하산 반대’ 입장을 강하게 피력해왔다.

예탁원 노조는 지난 29일 이명호 사장 선임이 발표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공정한 절차를 묵살하고 전례 없이 깜깜이 밀실인사로 진행됐다”면서 금융위원회에 승인 보류를 요구했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 낙하산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유감 표명 및 제도 개선을 약속한 뒤 아직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밀실 추천인사인 이명호씨가 노조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으로 선임됐다”면서 “깜깜이 밀실절차로 진행된 낙하산 선임 절차는 문재인 정부의 취임 일성인 ‘과정 공정’이라는 약속 위반이고, ‘관치는 독극물’이라는 민주당의 정책방향에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낙하산 논란’은 예탁결제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IBK기업은행 신임 은행장으로 오면서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한 달 가까이 출근길을 막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민주당 이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서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윤 행장은 행장 임명 27일 만인 지난 29일에야 정상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예탁결제원 사장직이 조직 ‘내부’에서 탄생한 적이 없는 관례를 문재인 정부가 깨주길 바랐지만, 기업은행과 예탁원의 경우에서 보듯 적폐를 깨겠다는 의사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노조 측이 제안한 ‘전 직원 공개토론회’에 응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우선 자본시장 핵심서비스 회사인 예결원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그간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에서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예탁결제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낙하산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탁결제원뿐만 아니라 타 금융사에도 문재인 정부 인사가 금융사 사장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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