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 사모펀드 환매중단....자본시장 불안감 확산
알펜루트 사모펀드 환매중단....자본시장 불안감 확산
  • 김세영 대기자
  • 승인 2020.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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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조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중단...최대 1800억원

사모펀드 운용사인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일부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펀드를 비롯해 자사 개방형 펀드(가입과 환매가 자유로운 펀드 유형) 전체에 대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알펜루트는 9000억 원 가량의 수탁액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알펜루트 환매연기는 작년 9월 라임자산운용 테티스 펀드의 환매가 연기된 이후 두 번째다.

알펜루트의 펀드 환매 연기는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의 TRS(총수익스와프) 계약 해지에서 촉발됐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불거진 TRS 계약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인데, 사실상 증권사들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TRS 사업 전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사모펀드 투자자의 피해 규모가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회사는 현재 19개 자산운용사에 대해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펜루트 TRS 계약 해지는 라임 사태로 불거진 TRS 계약에 대한 금융당국과 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에서 벗어나고, 추가적인 리스크대응 차원의 조치로 해석된다.

사모펀드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은 펀드 자산을 처분할 때 일반 투자자보다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라임은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3곳과 지난해 환매 중단된 16000억원 규모의 펀드 자산 중 6700억원 정도의 TRS 계약을 맺었다. 해당 증권사는 판매사들과 펀드 자산 회수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증권사 내부에선 라임 사태를 계기로 TRS 계약을 통한 높은 레버리지(차입) 거래는 위험 노출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TRS 계약을 통해 일으킬 수 있는 레버리지 한도는 400%지만,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200% 안팎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담보비율은 50~70%로 적용해왔다.

TRS 계약을 맺은 일부 자산운용사의 보유 자산의 경우 장단기 미스 매치를 통한 수익성 악화에 노출됐다. TRS 계약을 맺고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운용하는 19개 자산운용사 중 5곳은 실제 라임과 마찬가지로 모자펀드 구조의 운용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한투증권은 알펜루트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다. 부실을 우려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이후 미래에셋대우증권도 경쟁적으로 TRS 회수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TRS 계약 해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통보가 라임 공포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증권사의 TRS 계약 해지 뒤 투자자의 환매 요구에 응할 경우 수익률이 악화 될 수 있다. 때문에 시간을 벌며 편입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펜루트의 경우 오는 28일 환매 기일이 확정된 195000만원 규모의 펀드에 대해 환매를 해줘도 다른 펀드 투자자에 대한 수익자 형평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라임에 이어 또다시 대체 자산 펀드에서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환사채(CB) 등을 담은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조기 환매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불안감이 커질 것은 분명하지만 환매 요구는 개방형 펀드에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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