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51화 정사 시간도 아끼며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51화 정사 시간도 아끼며
  • 이상우
  • 승인 2020.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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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지 전무는 태어나서 가장 분주하게 한 달을 보냈다. 해외에 나간 여영진과 성혜린은 그래도 제법 좋은 성과를 보내왔다.
미국 플로리더 주와 오리건 주에서의 유명 골프장 숍에서 가계약을 해주었다.
유럽에서도 영국 히스로 공항에서 제품을 받아주겠다는 가계약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의 성적은 아주 부진했다.  골프 샵 몇 군데서 관심을 보일 뿐 한 군데도 계약을 하지 못했다.
박민수가 맡고 있는 국내 면세점에서도 가계약조차 맺지 못했다.
관심은 보이는데 실용적이지 않은 골프채를 누가 사겠느냐는 것이었다.
더구나 국내 면세점은 중국 사람이 주 고객인데 중국 사람은 거의 골프를 치지 않으니까 골프채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사업이 실패하는 것 아닌가 걱정돼요. 난 요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요.”
‘이 풍진 세상’에 박민수와 마주 앉은 조민지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골치 아플 땐 술이 약입니다. 우선 생맥주 한잔 합시다.”
박민수는 생맥주 1천CC 두 잔을 주문했다.
“해외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는 하는 것 같군요. 국내 면세점이나 골프장 프로 샵에서는 아직 제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만일 삼성이나 엘지, 롯데 같은 브랜드를 붙였다면 문제가 달랐을 것입니다.”
박민수의 의견이 옳기는 했다.
“국내 점포들이 진열을 꺼리는 것은 자기들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실제로 면세점을 찾은 고객들을 우리 제품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어요.”
“중국 고객을 잡는다면 그게 대박의 지름길인데 그 사람들이 골프를 잘 모른단 말입니다.”
“그걸 역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골프가 자본주의 세계의 귀족 운동이라는 인식은 있으니까 오히려 골프 기념품을 더 갖고 싶은 허영심이 있을 것입니다. 그걸 이용할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판매 심리학에 속하는 일이네요.”
“판매 심리학? 그거 말 되네요. 실제로 그런 학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조민지는 말을 해놓고도 웃었다. 답답하니까 하는 말이었다.
“자, 건배나 합시다.”
박민수가 마시던 맥주 컵을 들며 치어스를 외쳤다.
“번개와 성 박사는 허니문 보내는 기분일걸요.”
“그렇겠네요. 연상녀와 허니문.”
“번개가 메일을 보내왔어요. 사진도 한 장 보내왔는데 보통 즐거운 나날이 아니가 봐요.”
“사진도 보내 왔어요?”
“예. ‘어느 한낮, 라데팡스의 침실’이라는 제목이 붙은 글과 사진인데 못 말리는 연상녀야.”
“그 사진 좀 보여줘요.”
“그게....”
박민수가 우물쭈물했다.
“왜요?”
“내가 다른 사람 보여주면 명예훼손으로 걸릴 수도 있고, 음란물 유포 죄에 걸릴 숙도 있고...”
“내가 비밀 못 지킬 사람처럼 보여요? 두 사람이 내 앞에서 섹스 하는 것을 침대에 누워서 본 일도 있어요.”
조민지가 약간 과장해서 말했다.

“스마트폰 있지요?”
박민수가 손을 내밀다가 도로 거두며 말했다.
“내 태블릿으로 보죠.”
박민수가 태블릿을 열고 키를 몇 번 눌렀다. 그리고 태블릿을 조민지 앞으로 슬쩍 밀었다.
조민지가 열린 모니터를 보았다.
- 어느 한낮 라 데팡스의 침실.
그리고 다음에는  침실위에서 두 사람이 엉겨있는 사진이 보였다.
두 사람이 침대위에 마주 앉아서 컵 라면을 하나씩 들고 먹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이 서로 다리를 뻗고 아랫배가 붙어 있었다. 상황으로 보아 하체가 연걸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섹스를 하는 도중에 배가 고파서 컵 라면을 먹는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연결한 채로 식사중이라고 했다.
- 민수야. 우리는 이렇게 시간을 아끼며 열심히 한단다. 그뿐 아니야. 우리는 오르가슴, 사정 시간도 아낀다. 회사와 조민지 아가씨의 성공을 위해서.
조민지는 사진과 글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조민지 아가씨의 성공을 위해 식사시간, 섹스 시간도 아낀다는 내용 아닌가?
“정말 못 말리는 커플이지요.”
조민지는 별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전무이사를 아가씨라고 표현 한 것은 조금 걸리지만 이제 겨우 입사 7개월에 전무가 된 것도 과분한 일이긴 했다.
더구나 이제 20대 중반인데 오너의 후계자가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출세가 아닌가.
“여영진의 정력은 정말 짱이란 게 맞나요?”
조민지가 태블릿을 끄면서 말했다.
“하루 한 두 번씩은 할 수 있다고 하니까 출중한 정력이지요. 아마 변강세라도 못 따라 갈 것입니다.”
“박 선배는 질투를 느끼지 않아요?”
조민지가 슬쩍 박민수의 비위를 건드려 보았다.
“내가 뭐 변탠가요?”
“남자는 정기적으로 섹스 배설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박 선배는 어떻게 해결해요?”
조민지는 한 수 더 떠서 놀렸다.
“자, 이제 일어납시다.
박민수가 조민지의 말에는 대꾸도 않고 빌을 쥐고 일어섰다.
조민지가 집으로 돌아 왔을 때 뜻밖에도 멀리 사는 유일한 혈육인 고모가 와 있었다.
“고모님이 소식도 없이 웬 일이세요?”
“순자가 전화를 했더라. 병원에 가야 하는데 보호자가 따라가야 한다면서.”
“그래서 병원 다녀오셨어요?”
“그랬다. 그런데 의사가 좀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라.”
“무슨?”
조민지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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