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진家 위협 KCGI 손잡을까?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진家 위협 KCGI 손잡을까?
  • 오혁진 기자
  • 승인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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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에 반도건설이 뛰어들면서 상황이 ‘뒤죽박죽’이다. 반도건설은 추가로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사로 진에어·정석기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호개발은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 지분율이 종전의 6.28%에서 8.28%로 상승했다.

대호개발은 "단순 투자목적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호개발은 반도종합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지난해 11월 말 6.28%에서 한 달 만에 2%포인트가량 늘어났다. 이로써 반도건설은 오너 일가를 제외한 한진칼의 단일 주주들 중에는 사모펀드 KCGI(17.29%), 델타항공(10.0%)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랐다.

특수 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총수 일가는 28.94%를 갖고 있다. 한진칼의 3월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는 지난달 26일 폐쇄됐기 때문에 실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은 8.2%다.

재계에서는 대호개발의 모기업 반도건설이 단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 아니라 경영참여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친분이 있다. 특히 조 회장의 권유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던 반도건설이 향후 누구의 백기사로 나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건설이 조 전 부사장과 조원태 회장 중 선택해야하는 상황이다.

오는 3월에 열릴 정기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다뤄질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에 이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의 갈등이 드러나면서 재선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선언했지만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중 누구의 손을 들겠다라고 밝힌 바가 없다”며 “만약 KCGI와 손을 잡게 되면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모두에게 위협”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언론에서는 최근 권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권 회장과 조 부사장을 잇는 연결고리로 법무법인(로펌) '원'이 지목된다. 원은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으로 조 회장의 경영권에 제동을 걸었다. 이 로펌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던 변호사,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조인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부산에서 건설업을 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시절 지방 건설사 출신으로 전국구 건설사 오너들이 돌아가면서 맡던 한국건설협회 회장을 두 차례나 연임했다. 

권 회장이 조 전 부사장 백기사로 나설 경우 한진그룹 지배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KCGI까지 연대할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이 위태로워진다.

반도건설이 한진가 3남매를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한진칼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룹 주력 사업인 건설 및 시행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권 회장의 아들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가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권 상무가 한진칼 경영참여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회장과 친분이 있던 권 회장이 3남매를 공격하는 방식의 경영참여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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