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채동석 부회장, 앞에선 '사과' 뒤에선 '은폐' 지시
두 얼굴의 채동석 부회장, 앞에선 '사과' 뒤에선 '은폐' 지시
  • 오혁진
  • 승인 2020.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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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 은폐 의혹과 피해자에 거짓 사과 주장 제기돼
-애경 총수 일가 책임을 회피하려 브로커 고용 직접 지시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은폐 의혹과 거짓 사과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총수 일가 책임을 회피하려 브로커 고용을 직접 지시하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에게 앞에서는 사과하고 뒤에서는 욕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앞서 채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후 사내 게시판에서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도 올린 바 있다.

지난 7일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채동석 부회장은 지난 2018년 3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출범 직후 유통업체 부사장 A씨로부터 국회 보좌관 출신 양모씨를 브로커로 추천받았다. A씨는 양 전 보좌관과 대학 동문이다. 애경산업은 총수 일가의 조사와 청문회 출석을 막으려 했다.

채 부회장은 경찰 간부 출신 김모 애경산업 상무에게 양 전 보좌관을 브로커로 고용하라고 지시했다. 김 상무는 검찰 조사에서 채 부회장의 지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 상무는 애경산업에서 사참위 대응라인을 총괄했다. 김 상무 주도로 애경은 양 전 보조관과 ‘영업컨설팅 계약서’를 작성해 회삿돈 6000만원을 지출했다.

양씨는 지난해 9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사참위의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 청문회에 나와서는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소통하며 피해자들의 마음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인 9월4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는 “얼마 전 특조위 청문회가 있었고 제 뜻과는 상반되는 기사가 우리를 며칠 동안 위축되게 했다” “우리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고생하는 진정한 애경 가족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썼다.

채 부회장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대응을 두고 “돈이 얼마나 들어도 좋으니 막아라” “돈으로 때워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채 부회장은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오너 리스크는 최대한 그룹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감방 가지 않게 1~2년만 잘해주면 그 이후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채 부회장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은 가습기살균제 재수사 재판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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