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안테모사' 강지혜 "15번 밖에 안하는 공연, 꼭 보세요!"
[인터뷰②] '안테모사' 강지혜 "15번 밖에 안하는 공연, 꼭 보세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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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가장 큰 메시지는 '인정' 한다는 것"
"소통과 일맥상통, 다른걸 인정하고 그걸 받아드리는 것"

해당 인터뷰는 앞서 진행한 [인터뷰] 뮤지컬배우 강지혜 "창작극 '안테모사', 고민없이 참여했어" 와 이어지는 인터뷰 입니다.

Q. 본지는 공연을 보고 나서,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가장 큰 메시지가 '소통'이라고 느꼈다.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견했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일까.

A. 저는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요. 소통이라는 말이랑 같은 결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세상에 똑같은 사람들은 없잖아요. 작품 속에서 처음엔 사람들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요. 사람들은 생긴 것도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도 주인공의 병을 인정하지 않죠. 다만 주인공이 알비노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징그럽게 볼 수 있고, 무섭게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나뿐만 아니라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그게 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하지만 그 시대에선 사실 이게 정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시대라는 게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시대인데 이곳은 사실 어떤 현대도 아니고 먼 과거도 아닌 시대지만요.


Q. 극 중에서 세 가족에게 제논이라는 낯선 인물이 찾아온다. 이들은 왜 그를 받아들였을까.

A. 사랑 때문이 아닐까요? 숲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우리는 너네가 싫어서 여기서 산다'라는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인생을 살다 보니, 어쩌다 보니 숲으로 오게 되고 거기서 살아가게 되죠. 이들은 오랜 기간 사람들을 사랑할 준비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길에서 발견한 몰페를 매몰차게 두고 오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와서 사랑으로 키워줬던 거죠. 이들은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제논 또한 이곳저곳을 떠도는 외톨이었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어 하죠. 마을 사람들은 그가 외톨이고, 외지인이기 때문에 사랑을 주는 것에 야박했어요. 경계하죠. 아 물론 처음 제논이라는 친구가 왔을 때 할머니들은 경계했어요. 제논으로 인해서 몰페의 삶이 변할 수도 있을 거라는 걱정 때문이었죠. 그가 몰페를 위험하게 할까 봐, 사랑을 줄 수 있는 용기가 생겼음에도 거부감이 먼저 들었던 거죠. 그래도 제논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그 자체를 바라봤기 때문에 그를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의 외로움을 본 거죠.


Q. 사실 제논이라는 인물이 굳이 필요할까라는 싶었는데, 말을 들어보니 그로 인해서 가족에게도 변화가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A. 사실 이번 작품이 초연 창작 작품이잖아요. 어느 정도 부족했던 부분들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인터미션도 없어서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다 넣고자 하다 보니까 조금 루즈해진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확실히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사랑과 인정, 소통에 이어 가족이라는 메시지도 있죠. 사실 제논도 정말 중요한 인물이에요. 극 중에 제논이 '나는 더 이상 떠돌이가 아냐, 나는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외톨이, 떠돌이 제논도 어느 사이 가족이 된 거죠. 가족이 만들어지는 의미들도 담겨있고, 가족이 되기까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들도 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논이라는 인물은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 장면에서 몰페와 제논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이들은 그 이후 다시 만나게 될까? 사실 이번 작품은 정말 어렸을 때 봤던 가족 뮤지컬 느낌이 났다. 썸 아닌 썸을 타는 두 주인공과 열린 결말까지 말이다.

A. 저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논이 여행을 떠나지만, 그전과는 다르게 그에게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울타리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여행을 떠나서 어느 마을에 들르더라도 저에게 편지를 쓸 수 있고 명절처럼 특별한 날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인연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 사귀었냐고요? 아하(웃음). 아뇨, 두 사람은 사랑이 아닌 우정이에요. 안 그래도 이걸 연출님하고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로맨스가 아닌 우정이라고 말해주셨고, 저도 우정이라고 생각하고 연기 중이에요. 사랑도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닌, 가족끼리의 사랑인 거죠. 로맨스로는 흘러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넘버를 부를 때 서로 포옹을 한다거나 뽀뽀를 하는 게 아니라 악수를 나누고 끝나죠.


Q. 이번 작품은 많은 넘버가 나왔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

A. 맞아요. 정말 많은 넘버들이 있어요. 정말 다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부르는 넘버보다 할머니들이 부르는 '몰라서 그런 거야'라는 넘버와 그 넘버를 부르는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넘버를 곱씹어들으면 정말 저희 엄마, 아빠가 생각나거든요. 이들도 아이를 처음 키우는 거잖아요. 그래서 서툰 부분들도 많았을 거고, 그만큼 더 잘 키우기 위해서 노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 거짓말도 많이 했겠죠. 할머니들이 직접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들에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몰페를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우린 네가 상처받지 않기를 원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가장 좋고 눈물이 나는 장면이에요. 그래서 이 장면에선 정말 모두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해요.

 

Q. 이번 작품에서 몰페라는 인물의 의상이나 가발이 눈에 띄었다.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

A. 작가님이나 연출님, 창작진 분들이 몇 개월 동안 고민을 하고 준비해주셨던 부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바꿔야 하나 하는 부분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나중에 조금 더 큰 곳에서 하게 된다면 인터미션이 주어지고, 그 사이에 인물의 느낌을 조금 변환점을 둔다면 더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Q. 불편했던 점은 없었나.

A.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쓰는 가발이 머리가 엄청 길고 하얗거든요. 그런데 이게 인모가 아니다 보니 쉽게 엉키는 게 있어요. 이게 사실 연기할 때는 큰 문제는 없거든요. 그런데 한 장면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엉킨 머리가 단추에 걸릴 때가 있어요. 이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죠. 그래서 머릿결이 조금 더 좋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웃음)


Q. 공연이 정말 짧게 올라간다.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A. 우리 공연은 자기 자신과 내 옆 사람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본다면, 분명히 주위를 다시 둘러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 주위에 있는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더 큰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뮤지컬 <안테모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A. 정말로,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조금 진부하지만, "연초에 여러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공연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죄송해요.

이거 제가 말하는 거 정말로 열심히 준비를 되게 오래 해야 되거든요. 몇 시간 준비해야 이런 거 잘 말하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아, 우리 공연이 2019년이랑 2020년까지 2년 동안 단 15번 밖에 하지 않는 공연이거든요. 단 15번밖에 기회가 없는 공연이니까 당장 달려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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