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지배구조문제와 CEO 리스크
[김선제 경제칼럼] 지배구조문제와 CEO 리스크
  •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 승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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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제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김선제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스마트폰의 최초 개발로 세계경제발전을 변혁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창업자인「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고 나서 애플의 경영권은「팀 쿡」에게 승계되었다. 잡스의 경영철학인 (1)경영은 기존 질서와 철저히 다르게 (2)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직접 몸으로 뛰어라 (3)항상 새로운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포기하지 마라 (4)기술력을 과신하기보다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라 (5)간단하고 단순하게 하라는 후계자에게 인계되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처음 달성했고, 2019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 점유율은 32%이지만, 영업이익은 전체 120억 달러의 66%인 80억 달러를 점유하면서 12월에 시가총액이 1조 2,000억 달러까지 증가하여 KOSPI 전체 시가총액을 추월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EO가 갑자기 사망했지만 천재 창업가의 비존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애플은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서 글로벌 기업을 선도하고 있다. 애플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요인은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은 후계자를 대주주의 상속인이 아니라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출중한 경영자를 선출하며, 후계자 선출과정을 사전에 수년 동안 지속시켜 경영능력을 검증한다. 1956년 100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미국 최고의 갑부 위치까지 올라섰던 전설적인 투자귀재인「워런 버핏」도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능력 있는 후계자를 찾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는 기업 경영의 통제에 관한 시스템으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주주·경영진·근로자 등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규율하는 제도적 장치와 운영기구를 말한다. 기업의 소유구조뿐 아니라 주주의 권리·주주의 동등대우·이해관계자의 역할 및 투명성·이사회 책임 등을 포괄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우수한 기업지배구조가 기업경쟁력의 원천이며, 장기 경제성장의 기본요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왔다. 한국은 주주의 권리강화·이사회 활성화·감사기구 활성화·이해관계자 권리보호·시장에 의한 경영감시 등을 기본골격으로 개선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목적은 기업 가치를 올려서 주주들 부(富)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대주주 일가족들이 경영능력에 상관없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상장기업은 대주주 지분율이 30% 정도에 불과하며 70%는 일반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지만 대주주 일가족들이 주인행세를 하며, 이들의 잘못된 행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기업 가치를 감소시키는 CEO 리스크를 안고 있다. 외환위기 때 진로, 해태, 유원건설 등 2세들이 경영했던 그룹들이 부도났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미망인이 경영하면서 부도발생 했다. 상속지분을 두고 다투었던 사례는 삼성, 현대, 효성 등 많이 있다. 한진그룹도 선대회장 사망 후에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으니까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후계자들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CEO 리스크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초래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화된 지배구조가 도입되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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