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뮤지컬배우 양지원, "무대서 인정 받을때, '살아있다'고 느껴"
[인터뷰③] 뮤지컬배우 양지원, "무대서 인정 받을때, '살아있다'고 느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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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진행된 인터뷰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Q. 본지는 지난해 <천사에 관하여:타락 천사 편>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배우를 봤다. 이후 <미드나잇> <HOPE> <록키호러쇼> <그림자를판사나이>까지, 다양한 작품을 맡아왔는데 전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배역을 맡아왔다. 그래서 배우 생활을 오래 한 것처럼 느꼈는데 아니더라.

A. 사실 제가 배우를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었어요. 원래는 가수 준비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쉬운 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제가 고3 정도 떼부터 아이돌을 준비하다가 밀려서 밴드도 준비해보고 그리고 남성 4인조 그룹으로 많은 것들을 준비했는데 결국 다 안됐어요. 그래서 그냥 노래 부르는 걸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한 관계자분이 뮤지컬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제가 아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제안을 해주셔서 거절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이후에도 계속 제안을 해주셔서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도전해봤죠.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까지 하고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소질이 많아서 잘 됐다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정말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하고 있다.

A. 제가 장난처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나더라고요. 처음 무대에 올라서 연기를 한다는 게 저한테는 정말 어려웠고 고통스러웠어요. 주변의 시선이. 그런데 배우로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객들을 만나면서 제 삶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배우는 게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노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진짜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노력 중인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임하는 자세까지 다 바뀌게 되더라고요. 지금 당장에는 제가 부족할지 몰라도 나중에는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Q. '내가 이것 때문에 배우가 됐구나' 혹은 '배우가 되기를 잘했다'라고 느낄 때가 있었을까

A. 무대에서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연기를 하고 있을 때 저 나름대로 '살아있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사실 어떤 직업이든 쉬운 직업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 배우라는 직업은 증명을 해내야 하는 직업이고 인정받아야 하고 욕심이 있어야 되더라고요. 그리고 준비를 해야지만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가 인정받고 있을 때 무대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죠. 그럴 때 정말로 "아, 이래서 배우라는 직업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Q. 하고 싶거나 욕심나는 배역이나 작품은?

A.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은 있어요. <모차르트>요. 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을 봤었거든요. 그때 누가 연기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때가 아마 일본 연출님이 연출했다고 알고 있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 재밌게 봐서 그 무대 위에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제가 거기까지 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으면 정말 해보고 싶은 작품이고 배역인 것 같아요.

Q. 관객, 동료 배우, 스태프 등에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A. 연기를 잘 하는 배우면 당연히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그런 부분을 떠나서는 사람 양지원으로서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고, 따뜻한 배우였다고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Q. 작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일까

A. 사실 이번 작품은 정말 욕심이 났어요. 이렇게 겹치기는 안 하려고 하는데 대본을 읽고 나서는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이거든요. 배우로서 정말 오롯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니까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무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도 제 선택이기 때문에 더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어떤 작품이건 힘들어서 못하네라는 걸 보여주지 않기 위해 정말 쉴 때는 푹 쉬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Q. <쓰릴미>와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맞이하게 됐다. 내년에는 어떤 걸 이뤄내고 싶나.

A. 일단 내년에는 조금 쉬고 싶어요. 그리고 미국으로 여행을 가보려고요.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 정말로 조금 지쳐가고 있는 것 같아서 일단 계약되어 있는 작품까지만 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이사님께 말씀드려놨어요. 그래서 쉬는 걸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우로서 더 성장하고, 깊어진 배우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Q. 40대가 된 내가 지금의 인터뷰를 보고 뭐라고 말할까

A. 제가 40대까지 배우를 계속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미래는 모르는 거잖아요. 제가 그만둘 수도 있고 제작사에서 저를 안 써줄 수도 있는 거고요. 만약 그렇다면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겠죠. 그런 제가 다시 본다면 "아, 저 때는 저렇게 열심히 살았네"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열정도 있고,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라고요. 사실 요즘 굉장히 치열하게 살고 있거든요. 항상 웃으려고 하고 웃고 있지만, 어떤 부분들에 있어서는 지옥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배우를 하고 있건, 아니건 간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나중에 제가 이 기사를 다시 보게 된다면 "고생했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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