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8화- 글로벌 섹스 행각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8화- 글로벌 섹스 행각
  • 이상우
  • 승인 2019.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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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진 박사가 자 달라면 자 주겠다는 조민지의 말에 박민수는 비위가 확 상한 것 같았다.
물론 조민지는 농담 삼아 한 말이었다.
박민수는 입사 동기생인 여영진에게 항상 콤플렉스를 느꼈다.
입사 성적은 박민수가 수석을 했지만,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 경쟁이나 업무 실적에서 한 번도 여영진을 이긴 일이 없었다.
여자를 사귀는 일도 항상 여영진에게 뒤졌다. 뒤진 게 아니라 한 번도 사내 여성과 사귀어본 일이 없지만 여영진은 여사원들에게 인기가 하늘을 찔러 항상 스캔들이 꼬리를 물었다.
심지어 영영진과 한 번 자는 것이 꿈이라는 여사원이 나올 정도였다.
여사원을 꾀어 데리고 다니는 데는 여영진을 따를 동기생이 없어 그의 별명이 번개가 되었다.
여영진은 회사가 비용을 부담해서 업무와 관계된 유학을 가는 데도 일등으로 뽑혀 미국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가지 따 온 수재였다.
박민수는 여러 가지가 여영진에게 열세에 놓여 있는데, 비록 진심은 아니지만 조민지가 여영진과 자 줄 용의가 있다는 말을 듣자 심상이 고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누구와 결혼 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여영진과는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뛰어난 재주꾼이기는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남편은 아니거든요. 지금 내 입장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업을 성공 시켜야하는 절실한 입장에 서 있어요. 민수씨도 열심히 나를 살려 주어야 해요.”
조민지가 진지하게 이야기하자 박민수도 마음이 좀 풀어졌다.
“백삼식 회장의 변함없는 도움이 꼭 필요해요. 지금 무한정 무상 제조를 해 주겠다는 것을 그대로 믿어야 될지 의문입니다. 기업이란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는 것인데 백 회장이 과연 그런 무모한 일을 계속 하겠습니까?”
“나도 각오는 하고 있어요. 하지만 백 회장은 진짜로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위인이어요.
그의 삶의 태도도 나는 마음에 들어요.”
“그러면 여 박사를 해외 출장을 보내서 명품 기념품 판매점, 아마 주로 면세점이 되겠지만, 그 점포들을 좀 타진해 보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해요.”
“그렇잖아도 그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 당장 전화를 해 보지요.”
조민지가 핸드폰을 꺼냈다. 회사에서 사용은 하지 않지만 임원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다닐 수 있었다.
“여 박사님. 조민지 전무예요.”
- 아니 이 밤중에 웬 일이세요?
“지금 전화 받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 괜찮습니다. 실은 작업 진행 중이지만 잠깐 중지하고 통화 하지요. 오피스텔이거든요.
“내일부터 당장 해외 출장 좀 다녀와야겠어요. 세계 유명 명품 점 사정을 좀 수집해야 할 것 같아서요.”
- 하하하. 전무님도 번개 못지않군요. 명령대로 하지요.
“그럼 오늘 밤에 스케줄 짜서 내일 아침에 내 방으로 오세요.”
- 잠깐, 그런데 조건이 있는데요.
“회사 명령에 무슨 조건입니까?”
- 조 전무, 이번 사업 성공하고 싶지요? 그렇다면 제 조건 들어주세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지 못하면 뻥이지요.
“알았어요. 조건이 뭐예요?”
- 연구실 성혜린 박사와 함께 나가게 해주세요.
“뭐라고요?”
- 후회하지 않으려면 제 요구 들어주세요. 그렇게 해야 할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뭐예요?”
- 첫째 성 박사는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5개 국어에 능통합니다. 성 박사가 세계적 고분자 학자가 된 것은 이 5개 국어 덕분이었습니다. 여러 나라 말로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으니까요. 글로벌 매점 망을 구축하자면 이 정도의 언어능력을 갖춘 통역을 동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두 번 째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민지는 여영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물었다. 속으로는 성혜린의 천재적 능력에 감탄했다.
- 두 번째는 좀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제가 필요한 짝입니다.
“흥, 이제 전 세계를 누비면서 글로벌 섹스 파티를 벌이려는 거군요. 회사는 그런 개인 성생활 취미를 위해 돈을 쓸 수는 없습니다. 출장 명령 취소합니다.”
- 아니 잠깐만, 전무님.
그러나 조민지 전무는 핸드폰을 꺼버렸다.
곧이어 여영진의 전화가 걸려 왔으나 조민지 전무는 받지 않고 배터리를 뽑아버렸다.
이야기가 돌아가는 것을 듣고 있던 박민수가 물었다.
“무슨 조건 이길래 글로벌 섹스 이야기 까지 나온 거요?”
“글쎄 성혜린 박사와 함께 가게 해 달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ㅋㅋㅋ... 그 이야기였군. 두 사람은 나이 차이도 있는데... 여영진은 연상 연하를 가리지 않으니까. 여자라면 모두 잠자리 상대로만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두 사람은 속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회사 안에도 은근한 소문이 파다해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집어넣는다고.”
“집어넣다니요? 말씀 좀 젊잖게 하실 수 없어요?”
“아이쿠, 전무님 앞에서 죄송합니다. 자 이제 서울로 슬슬 가 볼까요.”
박민수가 갑자기 일어섰다. 조민지도 따라 일어나면서 시계를 보았다. 벌서 10시가 훨씬 넘었다.
두 사람은 자동차에 나란히 앉았다. 조민지는 자기 차보다 좁은 차 안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박민수의 숨결을 곁에서 느끼는 것이 어쩐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때요? 우리 집에 들려 커피 한잔 하고 가지 않겠어요?”
박민수가 다정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라면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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