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화같은 이야기, 창작뮤지컬 '안테모사'
[리뷰] 동화같은 이야기, 창작뮤지컬 '안테모사'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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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한예종 뮤지컬 창작 아카데미'에서 개발된 창작뮤지컬 <안테모사>가 개막했다. <안테모사>는 세이렌 신화에 등장하는 꽃으로 뒤덮힌 낙원의 섬 ​‘안테모사(Anthemoessa)’의 매력적인 세 여인에 얽힌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송스루 뮤지컬이다.

115분 가량의 러닝타임동안 총 25곡의 넘버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나를 정의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피부부터 머리카락, 속눈썹까지 하얗다 못해 반짝반짝 빛나는 알비노 소녀 '몰페' 역에는 배우 강지혜가, 몰페와 함께 살고 있는 두 할머니 '페이시노에', '텔레스'역에는 각각 장예원, 고은영이 맡았다. 이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소년 '제논' 역에는 김찬종이, 시종일관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시장' 역에는 배우 김대호가 맡았다. 이어 1인 다역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페인'역 문경초, '무이'역 장두환, '공무원' 김담현, '코러스' 정지은, 전성혜 등이 캐스팅됐다.

이번 작품은 현대무용가 한선천이 처음 안무를 연출한 작품이다. 한선천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재즈 댄스를 비롯해 탭 댄스, 스윙 등 다양한 안무를 구성했다. 여기에 강혜영 작곡가, 문종인 음악감독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바이올린, 베이스 등이 조화를 이룬 클래식한 음악에서부터 신디사이저와 드럼이 어우러진 팝과 락, 재즈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공연창작소가 제작을 맡고, 심설인 연출가, 오혜인 극작/작사가, 강혜영 작곡가, 문종인 음악감독이 손을 잡아 약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왔다고 알려져있다. 확실히 처음 공연이 시작하고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은 말그대로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 했다.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느낄 수 없는 간절함과 가족간의 사랑, 이웃간의 정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옆집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린 만큼, 이웃간의 정이란 부분이 결여되어 있는 현실에 평범하지만 새하얀 순수함을 가지고 대사와 노래로 전달하는 '사랑과 정'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다소 뻔하다고 볼 수 있는 클리셰지만, 그만큼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가 많은 관객들까지 모든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스토리도 좋았다. 

배우들 또한 두 달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피나는 노력의 시간을 보냈다고 했던 만큼 완벽하게 넘버를 소화해 눈길을 끌었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앙상블을 맡은 배우들도 1인 다역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다양한 역할을 오가면서 무대를 가득 채워 보는 이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초연에 첫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실수없이 무대를 가득 채운 배우들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이어져 나왔던 것 같다.

다만, 오랜기간 준비했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이 있었다. 일단 송스루 뮤지컬이라고 말했던 만큼 25곡이라는 많은 곡들이 나온다. 그러나 무대와 세트 구성이 마치 2000년대 초반 한국형 가족뮤지컬을 연상시키면서, 넘버와 넘버사이 혹은 씬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스탭이나,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세트를 움직이기 때문에 정적이 되는 텀이 생긴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흐름이 끊킨다는 느낌도 받았다. 다만, 말이 2000년대 뮤지컬이지만 너무 올드하지 않고 말그대로 동화 속에 있는 집처럼 제작한 점은 칭찬 받을 부분이다. 또다른 아쉬운 점은 메인 넘버라고 부를만한 넘버와 오프닝, 엔딩 곡들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가요가 오버랩 된다는 부분이다. 분명 첫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멜로디가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명의 여자 주인공을 비롯해 역할마다의 이야기를 넣으려고 하다보니 다소 어수선함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지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좋은 작품이도 재관람을 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본지가 생각하는 뮤지컬 <안테모사>는 남녀노소, 그리고 어린 친구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관객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때문에 올 연말과 내년 초 마음이 따뜻해지고 싶은 공연을 보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창작뮤지컬 <안테모사>는 오는 2020년 1월 5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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