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靑 심장 겨눈다
검찰,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靑 심장 겨눈다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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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 심장부를 겨누고 있다. 특히 ‘선거개입’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기획재정부와 KDI 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핵심관계들까지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법지원한 정황을 포착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울산 산재모(母)병원 건립 관련 예비타당성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측근 비위 의혹' 첫 제보자로 지목되는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에 대해서도 3번째로 피의자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가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출마를 직접 권유하고, 당내 경선 경쟁자들을 하차시키기 위해 전략을 세운 뒤 울산시 관련 정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대 후보였던 자유한국당의 김병기 전 시장 낙선을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해 수사를 지시했다는 등의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송 시장 측근으로 선거준비조직인 일명 '공업탑 기획위원회'를 이끌었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수첩에 선거공약 수립 과정 등을 꼼꼼히 메모해 둔 것으로 전해진다. 수첩에 적힌 내용은 하명수사로 선거에서 낙선했다고 주장하는 김 전 시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언급,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 전 시장 측에 따르면 이 업무수첩에는 2017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통해 울산시장 출마를 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본 업무수첩에서 2017년 10월13일자에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VIP'라는 표현이 두 번 언급됐고, 이중 하나는 'VIP'가 송 시장에게 직접 출마를 요청하는 것이 면목 없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9일 청와대 관계자가 송 시장의 민주당 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공사 사장직과 총영사직을 제안하면서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업무수첩에는 청와대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울산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무소속 강길부 의원으로 하여금 송 시장을 지지하게 하려고 정무적 조치를 논의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청와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담당하던 이모 비서관의 이름과 함께 'BH 회의'라는 문구가 적혔는데, 송철호·송병기 두 사람이 2017년 10월 12일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 관계자와 산재모병원 논의를 한 취지의 메모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의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은 지방선거 투표 직전인 지난해 5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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