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청정국 한국은 없다, "클럽 통해 유통된 '마약', 재벌3세까지 이어졌다"
마약 청정국 한국은 없다, "클럽 통해 유통된 '마약', 재벌3세까지 이어졌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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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고 대놓고 광고했을만큼 마약 관련된 문제가 대두됐던 적을 많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은 마약 밀반입과 마약 범죄에 대한 사건사고가 유독 많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인식 또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 또한 이러한 문제들과 관련해 '마약류대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 

올해 화제를 모았던 클럽버닝썬 사건

올해 마약과 가장 크게 밀접해 있는 사건들 중 국민들의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클럽 버닝썬 사건'일 것이다. 강남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을 중심으로 클럽 관계자와 경찰간 유착 의혹을 시작으로 성접대, 마약 등 다양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졌다. 특히 다수의 연예계 종사자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여성과의 성행위 장면 등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거나 유포한 것이 들통나 가수 승리(29), 정준영(30), 최종훈(29) 등이 연예계를 은퇴하거나 재판을 받게됐다. 

당시 마약을 투약하고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버닝썬' 직원 A씨는 법원에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판사 강성수) 측은 "마약류 관련 범죄는 특성상 재발 위험이 크고 환각·중독성으로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막대하다. A씨는 마약류 투약과 소지를 넘어 해외에서 마약을 수입하고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기까지 해 그 죄책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과거에도 마약 투약 등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그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8월에는 공동상해죄로 집행유예 선고도 받았는데 그 유예기간 중 범행했다"며, "다만 A씨가 대부분의 범행을 반성하고, 수사기관에서 공범 등에 대한 수사에 협조해 여러명에 대한 검거가 가능했던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SK그룹이 창업주 고 최종권 회장의 손자인 최영근씨

재벌 3세의 일탈은 '마약'

SK그룹이 창업주 고 최종권 회장의 손자인 '재벌3세' 최영근 씨가 변종 대마 상습 투약 혐의에도 불구하고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강문경 이준영 부장판사)는 1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 자체는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마약범죄인데 범죄 전력이 없고 최근까지 노력하면서 마약을 끊겠다는 의지를 고려해서 1심형 그대로 선고하기로 했다"며 "마약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많다. 각별히 주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달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선처해 주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최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농축 액상 대마와 과자로 꾸민 쿠키 형태 대마 등을 상습적으로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첫째 아들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틀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지간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현선씨

이외에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현선씨도 변종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 4월 21일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같은날 오전 9시 3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정현헌(28)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사전에 법원으로부터 정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정 씨 측은 21일까지 입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의 장남으로 현재 부친 회사에서 상무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마약을 같이 한 여성이 누구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씨는 경찰에 "사옥 신축 문제로 출국한 뒤 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으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해 서울 자택에서 과거 해외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공급책 이 모씨(27)로부터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카트리지를 사서 세 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보다 먼저 조사를 받고 구속된 SK 창업주 손자 최영근씨(31)와 한 차례 대마를 피운 혐의도 있다. 재벌가 3세들의 잇단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 2월 체포된 마약공급책 이씨의 진술로 드러났다.

현대가 재벌 3세 정현선씨는  내년 1월 15일 서울고법에서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씨도 최씨와 마찬가지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심을 선고받았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과 그녀의 딸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과 그녀의 딸

정계 또한 마약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 검찰이 대마 및 마약 소지와 투약 혐의를 받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장녀 홍모(18)양에게 장기 징역 5년에서 단기징역 3년을 구형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인천지법 제14형사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류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전 의원의 장녀 홍양에게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양이 투약하거나 반입한 마약은 LSD, 암페타민, 대마 카트리지 등 종류가 다양하여 죄질이 중하다”고 구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정부는 최근 내년 2020년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다크웹 등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 의료용 마약류 사용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 관리,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및 재활교육 강화, 유관기관 협업체계 강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다크웹·가상통화 등을 악용한 마약류 거래 등을 집중 마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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