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1인용 식탁' 극단 키르코스 인터뷰, "혼밥 어디까지 해보셨어요?"
연극 '1인용 식탁' 극단 키르코스 인터뷰, "혼밥 어디까지 해보셨어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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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키르코스의 신작 연극 <1인용 식탁>이 대학로 무대 위에 올랐다.

연극 <1인용 식탁>은 윤고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 '1인용 식탁'을 각색해 만든 극이다. 연극 <1인용 식탁>은 회사에서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해 혼자 점심 식사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 오인용과 그가 우연하게 혼자 밥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원 전단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극단 키르코스의 최호영 연출은 "이번 연극 <1인용 식탁>을 통해 개인의 고독과 두려움 등 현대 사회 속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너무 우울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고 이번 작품을 소개했다.

본지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연극 <바닷물맛 여행> <닫힌 방> <니콜라이 고골: 욕망의 메커니즘> 등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극단 키르코스 소속 연출가 최호영과, 배우 김경식, 임아영, 홍철희, 최은경, 조정화, 장윤정, 유민경과 함께 이번 작품 <1인용 식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Q.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경식 : 안녕하세요. 저는 극단 키르코스의 단원 김경식이라고 합니다.

임아영 : 안녕하세요. 저도 키르코스의 단원 임아영이라고 합니다.

홍철희 : 안녕하세요. 저는 키르코스의 단원이 아닌 배우 홍철희라고 합니다.

최은경 : 반갑습니다. 저도 키르코스의 단원이 아닌 극발전소301 단원인 배우 최은경입니다.

조정화 : 안녕하세요. 저도 극단 키르코스의 단원은 아니고, 극단 비밀기지의 배우 조정화라고 합니다.

장윤정 : 네, 반갑습니다. 저는 프리랜서 배우 장윤정이라고 합니다.

유민경 : 안녕하세요. 저는 키르코스의 단원 유민경입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알게 됐고 참여하게 됐나.


최호영 연출 : 이번 작품은 처음 단체를 만들고 나서 워크숍 개념으로 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보다가 지난해 이번 작품을 집필한 윤고은 작가의 단편 소설집을 발견하게 됐고, 단원들이랑 이 작품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회의를 통해 결정한 작품입니다. 모든 배우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서 결정한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은 지난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었는데, 당시엔 쇼케이스 형식으로 무료로 진행된 낭독극 형식이었어요. 그리고 올해엔 정식으로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무대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무대에 다시 올리는 만큼 수정과 보완을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극단 멤버들을 비롯해 객원으로 참여해서 노력을 많이 해주고 있는 배우님들과 함께 완성하게 됐습니다.


유민경 : 저는 일단 지난해 낭독극을 올렸을 때 작품에 참여를 했었고, 이번 작품에서는 해설자 역을 맡았습니다.

장윤정 : 저는 이번 작품에서 실장 역을 맡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바닷물맛 여행>이라는 작품이 인연이 돼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조정화 : 안녕하세요. 저는 극단 키르코스의 바로 전 작품인 <니콜라이 고골>이라는 작품이 인연이 돼서 이번 작품까지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도 이번 작품에서 해설자 역을 맡았습니다.

최은경: 이번 작품은 바로 옆에 계신 홍철희 배우님의 추천으로 연락이 돼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작품이 원작 소설이 있는데 작품을 하기 전에 미리 한 번 찾아봤었거든요. 다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정말 재밌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까 큰 고민 없이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철희 : 이번 작품은 오인용이라는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이 모두 해설자와 극 중 캐릭터 강사, 실장 역을 맡아서 하고 있거든요. 모든 배우들이 어떤 장면에서는 배경이 되기도 하고 앙상블이 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부터 내레이션까지 전부 맡고 있어요. 이번 작품은 산울림 극장의 <니콜라이 고골>이라는 작품이 계기가 돼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임아영 : 저도 지난해 낭독극에 참여했고, 올해는 해설자 역을 맡았습니다.

김경식 : 저도 낭독극에 참여했고 지금은 해설자 역을 맡아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Q. 제목에 담겨있는 뜻은? 본지는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작품인 줄 알았다.

최호영 연출 : 사실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큰 차원의 사회적 문제나 뭔가 거대한 담론을 담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처음 읽었을 때 재밌었던 부분들과 각색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기존의 연극과는 조금 다른 형식의 극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들 같은 경우에는 항상 애로사항이 있거든요. 원작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연극에 잘 녹여내야 되는데 이걸 연출과 각색 단계에서부터 많이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이번 작품도 원작의 매력을 어떻게 해야 연극에 잘 녹여낼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중점에 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에 있는 '혼밥' 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부분들이 어떤 면에서는 재밌었고 또 다른 한편에서 이러한 현실이 슬프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있더라고요.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던 적이 몇 번 있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관객분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고민을 하는 부분인데 작품에서 어떤 큰 메시지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게 맞느냐는 부분이에요. 이번 작품은 어떤 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사람들간에 생기는 관계 속에서 생기는 고독과 외면을 잠시나마 돌아 볼 수 있게 해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홍철희 : 저도 말을 조금 더해보자면, 제가 10년 전인가요? 07년도니까 12년 전쯤인데 타지에서 상경해 왔거든요. 그래서 항상 혼밥이 일상이었어요. 그때 글루미족이라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접했어요. 그걸 보고 저랑 비슷한 사람들이 많구나라고 생각하고 당시에 카페를 만들었거든요. 혼밥이나 혼술, 혼자 떠나는 여행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했죠. 따로 홍보도 안 했는데 일주일 만에 가입자가 200여 명이 넘고 공중파 방송에서 섭외 요청이 오기도 했죠. 이게 10년도 더 전이었는데, 당시의 고민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참 묘한 인연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주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구나라는 부분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처음이 어렵지 혼자서 밥을 먹다 보면 이것도 또 별게 아닌 게 되거든요. 얼마 전에 혼자 고깃집도 가봤는데, 이게 몇 번 더 가다 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란 걸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공연을 보러 오셔서 작품 속에서 제가 혼밥 클래스를 가르치고 있거든요. 제가 하고 있는 클래스를 수강하시면 이런 혼밥과 관련된 문제들을 쉽게 극복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방금 혼자 고깃집도 갔다고 말했는데, 다른 배우들은 혼밥 어디까지 해봤나.


임아영 : 저는 혼자 갈비탕까지 먹어봤어요.

김경식 : 저는 뷔페까지 혼자 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은경 : 저는 혼자 쌀국수 먹어봤어요. 얼마 전에도 혼자 쌀국수를 먹었죠.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혼자 밥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어색함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혼자서도 잘 먹고 자주 먹거든요.

조정화 : 저는 원래 혼자 밥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혼자 뷔페도 자주 가고요. 혼자 하는 걸 좋아해서 특별하게 뭔가 생각해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장윤정 : 저는 혼자서 고깃집도 가고, 곱창도 먹으러 자주 가는 편입니다. 혼자 잘 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해외여행도 나가봤습니다.

유민경 : 저는 혼자 돈가스는 먹어봤어요. 그런데 뷔페는 혼자 못 갈 것 같습니다.(웃음)

 

Q. 윤고은 작가의 단편 소설집에서 동명의 제목을 가진 <1인용 식탁> 이외에도 재밌는 작품들이 실려있던데 각색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었나


최호영 연출 : 작가님 작품들 중에서 좋아하는 작품들이 많아요. 각색까지는 하지는 않았는데 머릿속에서 어떤 형태로 무대에 옮기면 재밌을까 생각했던 작품들은 로드킬 과 오두막, 타임머신이 소재로 쓰인 작품들이었어요. 특히 타임머신이 소재로 쓰인 작품은 재혼을 결심한 주인공이 딸 있는 유부남과 결혼하면서 딸과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거든요. 이 이야기나 소재가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보통 원작의 작품을 무대 위에서 표현하고 구현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많이 고민해야 되거든요. 옮기고는 싶은데 이게 항상 재정적인 문제가 생겨서 결국 포기하게 되는 편이죠.


Q. 그럼 작품을 맡을 때, 혹은 하고 싶다고 느낄 때 어떤 포인트에 집중하는 편인가


최호영 연출 : 저는 일단 제가 봤을 때 재밌어야 해요. 재미없는 작품은 정말 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텍스트에 담겨있는 문항이나 배경에 재미를 느끼고 매력을 느껴야 작품에 더 집중하게 돼요. 그게 저한테 가장 큰 기준인 것 같고, 그 이외에는 특별하게 가리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연극은 가능성이 많은 장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대에서 뭐든지 실험해볼 수 있고, 뭐든지 상상력으로 만들어 볼 수 있기 때문에 장르에는 큰 구애를 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어떤 작품을 할 때 그 작품 속의 이야기들이 얼마나 매력 있고 나를 사로잡는가에 대한 지점들을 찾는 것 같아요.


Q. 연극 <1인용 식탁>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호영 연출 :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앞에서 많이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우울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게 많은 부분들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 모든 배우들과 제가 노력을 많이 했고, 배우들도 열심히 열연 중입니다. 공연을 보러 오신다면 분명히 어떤 부분에서건 많이 공감하실 수 있고, 위로를 받고 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밥 먹는 게 주된 내용이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만나는 모든 '관계'에 대한 이야기니까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연극 <1인용 식탁>을 다섯 글자로 표현하자면? 어렵다면 한 문장도 괜찮다.


홍철희 : 내가 생각하는 <1인용 식탁>은 '나와의 시간'이다.

장윤정 : 제가 할게요. 내가 생각한 <1인용 식탁>은 '아싸의 심정'이다.

유민경 : <1인용 식탁>은 '배고파질걸'이다.

최은경 : 저는 <1인용 식탁>은 '당연한 것이다, 인생은 돛대', 어? 인생은 돛대, 다섯 글자네요?(웃음)

김경식 : <1인용 식탁>은 '고독한 식탁'이다.

조정화 : 연극 <1인용 식탁>은 '우리 이야기'다.

임아영 : 제가 생각한 <1인용 식탁>은 '너 때문이다'

최호영 연출 : 이 질문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 ... 제가 생각한 <1인용 식탁>은 '어려운데요?'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극단 키르코스와 객원 단원들이 함께 만든 연극 <1인용 식탁>은 놀라운 상상력과 경쾌한 언어 감각으로 평단에 주목을 받아온 윤고은 작가의 원작 단편 소설들 중 한 편을 각색한 작품이며, 연극 <1인용 식탁>은 오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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