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리더십 최대 위기...“떠다 줘도 못 먹어”
황교안, 리더십 최대 위기...“떠다 줘도 못 먹어”
  • 오혁진
  • 승인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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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위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재신임 요구를 사실상 묵살한 것도 모자라 ‘사당화’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와 지도부의 ‘마이웨이’ 때문에 한국당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수 의혹’과 ‘하명수사 논란’에 휩싸인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이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연임 처리과정 “문제 심각하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지도부와 논의 끝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임을 불허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정진석 의원(4선)은 "정치를 20년이나 한 사람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박완수 사무총장 등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나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발걸음을 여기서 멈추겠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태흠 의원은 공개 발언 신청을 하고 "(이번 결정이) 너무나 황당하다"며 "우리가 어떻게 문재인 정권의 독재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했다. 황 대표와 중앙당 지도부가 같은 당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당대표의 사당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라며 "읍참마속이라더니 마속이 황 대표 측근이 아니라 나경원 원내대표였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지도부가 쇄신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쇄신 대상에 올라야 하는 사람들은 현재 지도부”라며 “당내 의견을 무시하는데 어떻게 지도부가 개혁을 외칠 수 있겠냐”라고 작심 비판했다.

소통은 NO 친黃라인 YES

최근 한국당은 35명의 당직자가 ‘줄사퇴’하면서 위기론은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줄사퇴’ 후단행한 인선은 사무총장에 박완수),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 의원 등 핵심 요직에 '친박·영남'공식을 되풀이 했다. 사실상 ‘친 황교안’라인을 구축하면서 인적쇄신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황 대표가 자신의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사이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는 등 제1야당 입장에선 최고의 상황이 만들어졌음에도 황 대표가 제대로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의혹 청와대 감찰 중단 사건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 등으르 골머리를 썩고 있다. 특히 '백원우 별동대' 소속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사망으로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한국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당시처럼 청와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으나 실상은 그 때와 다르다.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실제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을 때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논란과 표창장 수여 등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 상승세가 멈췄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지금은 그 때보다 더한 기회가 왔는데 기회조차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황교안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가 ‘밥을 떠 먹여줘도 먹지를 못하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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