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찰의 ‘윗선’수사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특히 검찰이 유 전 부시장과 지난 2017년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비밀 단톡방(텔레그램)에서 금융위원회 고위 인사를 논의한 정황을 포착해 파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소속 인사들은 검찰에서 유 전 부시장과 텔레그램을 주고받은 인물들이 친문 핵심이라고 진술했다.
이 단톡방에서는 청와대 및 여권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이 확보한 이 내용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지난 2017년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확보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나온 것이다.
유 전 부시장과 인사를 논의한 청와대 실무자는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이다. 이 톡방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톡방 내용은 정치권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지난달 서울 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특감반 감찰 당시) 김경수 경남지사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활실장, 천경득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이 텔레그램으로 금융위 인사 등에 개입한 내용이 포렌식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가 추천한 인사들의 평가를 내리는 것 뿐 아니라, 고위급 보직이나 산하 기관장 등의 인사를 결정할 때 적극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유 전 부시장의 금융권 인사개입 정황을 포착하면서 청와대를 향한 칼날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유 전 부시장이 당시 금융위 기획조정관이었다. 유 전 부시장이 적극 추천한 인사가 누구였고 논의한 청와대 관계자가 누구인지 검찰이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현재 기획재정부 1차관을 맡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