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안 돼" 요청 논란
나경원, 美에 "총선 전 북미회담 안 돼" 요청 논란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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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치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미국에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라는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북미 양국 정상 사이 회담이 총선 전 열릴 경우 취지 왜곡 등에 우려를 전달했다는 입장이나 한반도 평화에 직결된 부분이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2018년 지방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3차 미북 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올해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YTN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 도중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에게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피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해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발언을 인정하면서도 앞서 20일 있었던 방미 과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올해 방한한 미국 고위 관계자라는 말을 통해 비건 대표가 아닌 앞서 7월 방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정치권은 나 원내대표에 대해 적극 비판하고 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도저히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북미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에는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만이 있었다"라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라면서 "또한 아무리 냉전의 찌꺼기에 빌붙어 연명해온 한국당이라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는 자각은 있어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경악할 일이다.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며 “자유한국당은 그저 선거 승리라는 목표만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인가.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민족 앞에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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