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교안, ‘황제 DNA’ 논란 “나를 보필하라’
[기자수첩] 황교안, ‘황제 DNA’ 논란 “나를 보필하라’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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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섰다.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가 그 이유다. 이 조건들은 문재인 정부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최근 리더십 논란에 휩싸이자 돌파구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문제는 황 대표의 단식투쟁이 사실상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단식 ‘불침번’에 소음제어, 건강체크까지 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제단식’을 하고 있다며 근무표와 근무자 수칙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대체 이게 뭔지, 표 아래를 보면 대표님 지시사항이란다”라며 세부적인 근무자 수칙을 게재했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 지원 근무자는 ‘대표 소재지 근무, 30분마다 대표 건강상태 체크, 거동수상자 접근 제어, 대표 기상시간(03:30)대 근무 철저, 취침에 방해 안되도록 소음제어’ 등이다. ‘미 근무시 불이익’도 명시했다.

이 의원은 “과거 이정현 대표, 김성태 대표 단식 때는 혼자 했는데 이번만 유독 4명씩 하루 2교대로 대표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에 진정성이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황교안 대표님이 ㅇㅇㅇ의원에 와서 영양제를 맞고 갔다. 머리 많이 기르셨네요. 기념사진 촬영! 활동한 의정활동 기대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온 것이다.

해당 글은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기 하루 전날인 19일 오전 10시 6분에 작성됐다.

이 글이 올라온 뒤 관련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단식 농성은 다 쇼 아닌가?", "죽기를 각오한 사람이 영양제 맞고 인증샷까지 개콘(개그콘서트) 아니냐", "생쇼를 하는 거로 보인다" 등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황 대표가 영양제를 맞은 것으로 알려진 이 병원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으며 내과·외과 진료를 보는 곳이다.

황 대표는 단식투쟁을 하는 데에도 보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 대표가 되면서도 ‘황제 의전’은 포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의 ‘황제 의전’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국무총리 시절인 2015년 7월엔 서울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을 이용했다.

2016년 3월에는 기차역 승강장까지 승용차를 타고 들어갔다. 차량 통행이 가능한 공간이었으나 과연 의전 행태가 합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2016년 11월에는 의전 차량으로 버스 정거장을 점거해 시민들을 추위에 떨게 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임대 아파트 민생방문을 하자 구청 직원이 아닌 경찰이 출동해 주차 지도를 했다. 주차 단속 업무는 보통 경찰이 신고를 받으면 구청에 이를 알리고, 신고인에게 구청에 신고하도록 안내한다.

이 같은 '황제 의전'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단식 투쟁을 한다고 하니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황 대표가 단식을 하기보단 현재까지 자초한 논란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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