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국토부·서울시 쌍칼 공격 '진퇴양난'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국토부·서울시 쌍칼 공격 '진퇴양난'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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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3구역, 갈현1구역 재개발 시공권 확보 '빨간불'
한남하이츠 특검에 입찰포기...기업 이미지 실추 불가피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의 행보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올해 연말 수주 대어로 평가받는 한남3구역과 갈현1구역의 시공권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또 한남하이츠는 특별점검을 앞두고 입찰 포기까지 선언했다. 건설사의 경영 실적은 수주가 기본인만큼 실적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잠정 매출액은 4조 800억원(-8.9%), 영업이익 2392억원(+0.5%)에 불과하다. 경영실적 하락은 CEO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은 대의원회를 열고 현대건설의 입찰을 무효로 하고, 입찰보증금을 몰수키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건설이 조합원의 종전가액에 관계없이 최저이주비로 2억원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시공과 관련 없는 금전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로 본 것이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도 최저이주비 5억원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재개발에 한해 건설사는 금융기관 조달 금리수준으로 추가이주비를 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부터 서울시와 함께 한남3구역에 대한 고강도 점검에 착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국토부와 논의해 향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에는 ▲상가 조합원 인테리어 비용 5000만원 환급 ▲조합원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납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는 이중에서 ‘조합원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가 관련 법령을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점검 결과에 따라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행정처분이나 시정명령,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입찰 무효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GS건설과 한남하이츠 재건축의 시공권을 놓고 경쟁을 예고했다. 한남하이츠는 재건축을 통해 아파트 10개동 790세대를 건설할 예정으로 공사비만 약 39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갈현1구역과 한남3구역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이 특별점검을 예고하면서 입찰을 포기했다. 특별점검 이후에 참여제안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특별점검 일정이 11월 중순까지로 계획되어 있는 만큼 사실상 입찰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반포 수주도 불투명. 반포1·2·4주구 수주전 당시 현대건설은 조합원에게 이사비용 7000만원을 무상 지급했다. 이주비로 5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한다는 조건이다. 특화안으로 5000억원을 제공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시켰다.

발전위의 사정은 다르다.  현대건설이 이사비, 무이자 대출 등과 관련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발전위 관계자는 “무상이사비 7000만원은 국토부가 불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주비 5억원 무이자 대출은 불법소지가 없음에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특화안을 적용해 5000억원을 제공한다고 약속하고도 이제 와서 나 몰라라하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가 취임이후 현대건설에는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원자력발전소와 목동 빗물펌프장 사망사고 등이 연달아 터졌다. 

현대건설은 전남 영광의 원자력발전소 한빛4호기를 시공했다. 1989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1996년 가동을 시작해 23년 넘게 운영됐다. 하지만 한빛4호기가 ‘벌집원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대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는 방사능 유출이 20년 가까이 가능할 수도 있었기 때문. 즉, 방사능 유출을 유발할 수 있었던 한빛원전4호기를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었던 것.

현재까지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공극(구멍)은 102곳이다. 20cm가 넘는 대형 공극은 24곳이 달한다. 더군다나 최근 깊이가 무려 157cm에 달하는 초대형 공극이 발견됐다. 격납건물은 방사능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초대형 공극이 발견된 격납건물의 두께는 167.6cm다.

현대건설은 40년 동안 국내 원자력발전소 21기 중 13기를 시공했다. 현대건설 사장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0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카에 5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 일본을 제치고 수주한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현대건설의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빛원전 사태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현대건설의 신뢰를 추락했다.

이것이 박 대표의 잘못은 아니다. 과거 시공했던 사업이다. 그럼에도 박 대표에 책임을 묻는 것은 현대건설이 신뢰추락으로 경영실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

또 지난 8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충격적인 건 배수시설을 점검하러 들어간 근로자의 유일한 탈출구(방수문)를 현대건설 직원A씨가 닫은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근로자들이 빠져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급하게 방수문을 닫은 이유에 대해서 “감전사고 예방과 수문제어실 보호를 위해 닫았다”고 설명했다. 기계설비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빗물펌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6일 현대건설을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에 연이은 악재로 박 대표에 대한 경영 리더십이 추락한 상황이다. 박 대표가 2020년 어떤 리더십을 보이느냐에 따라 현대건설에 기업 이미지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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