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허민회, '스태프 혹사-오디션 투표조작 논란'에 책임론 대두
CJ ENM 허민회, '스태프 혹사-오디션 투표조작 논란'에 책임론 대두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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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의 허민회 대표이사가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 101’의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진 상태에서 투표 조작 의심을 받았던 방송 관계자들이 구속되면서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는 CJ ENM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올해 배급한 영화 <극한직업>이 1600만 명을 넘는 관객을 불러드리는가 하면, 예능프로그램 포맷 판매, 디지털 콘텐츠 사업 투자 등에 힘을 쏟고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성과의 뒷면에는 스태프 혹사 논란이 제기됐는데,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촬영 과정 중 스태프들의 근로계약과 연장근로 제한 등에 대한 규정을 지키지 않아 논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프로듀스X101'에서 시청자 투표수를 조작한 것이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CJ ENM은 그동안 '프로듀스101'이라는 타이틀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의 투표로 아이돌을 선발해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투표를 조작해 멤버들을 선발한 것이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사실 연초까지 증권가에서 CJ ENM에 대한 평가는 높았다. <아스달 연대기> <프로듀스X101>의 흥행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다수의 증권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회사 <빌리프랩>의 남자 아이돌 글로벌 오디션 개시와 <프로듀스101> 4시즌,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로 이어지는 모멘텀이 강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거나 상향했다.

그러던 와중에 <아스달 연대기>는 논란 속에 첫 시즌을 마감했고, 네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던 <프로듀스X101>은 일부 팬들로 부터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커진 상황이다.

팬들은 프로듀스X101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 일정한 패턴이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연습생 20명 각자의 득표수가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한 것과 일치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한 133만4010.68를 반올림한 수가 최종 득표수 133만4011표와 같게 계산된다.

경찰은 지난 7월26일 엠넷 측의 수사의뢰서를 접수받아 내사에 착수했고, 같은 달 31일 CJ EN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벌여 온라인·문자 투표의 원데이터 등 문제가 된 투표의 원문자료(raw data)를 확보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그룹 엑스원(X1) 멤버들 기획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구속된 안씨와 김씨, 엠넷 PD 이모씨, 연예기획사 부사장 김모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과 출국금지를 신청하는 한편 CJ ENM 사무실 및 제3의 연예기획사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프로듀스X101' 담당PD 안모씨와 CP(총괄프로듀서) 김모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서 생방송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들은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 외에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까지 받고 있다. 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경찰은 이들이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총 수천만원 규모의 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경찰은 이 접대의 대가가 특정 출연진을 위한 투표 조작이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예전부터 연예계 관계자들은 유흥업소 등에서 술을 마시면서 친목을 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과정에서 자사 소속 연예인을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가 오간다"며 "친분이 있어서 술자리에 동석한 관계자들까지 엮이면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CJ ENM측이 제작진에게 책임을 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꼬리 자르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CJ ENM 허민회 대표는 내달 개최될 경영회의에서 문책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꾸준한 성과를 이어왔지만, 올해 이미 두차례 이상의 논란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올해 핵심 계열사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임원들을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범삼성가인 CJ그룹이 ‘사장 정년 60세’ 룰을 적용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CJ ENM의 허민회 대표는 올해 58세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CJ그룹 내 대표들은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66세), 김춘학 대표(64세)와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59세),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59세) 등이 60세를 전후해 주요 계열사 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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