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위기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논란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최근 이자스민 전 의원이 탈당을 하고 정의당으로 입당하면서 인재 영입의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특히 박찬주 전 육군대장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영입을 밀어붙이는 행보를 보이면서 내부분열까지 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재 영입 시작부터 ‘삐걱’
황교안 대표는 지난 2월말 취임 이후부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3월 황 대표는 “이길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며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렸다. 전국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추천 인재를 그러모아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그러나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에 대해 당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황 대표의 ‘인재 영입’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에는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가 신보라 청년 최고위원의 비서 남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백 대표는 이미 2016년 입당해 지난해 지방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까지 있다.
특히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돼 19대 국회에 입성했던 이자스민 전 의원은 최근 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했다. 19대 국회 당시 당 가정폭력대책분과위원장 등을 맡으며 이주여성 보호 법안 등을 발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20대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때문에 당 내부 의원들은 “비례대표 한 번 하고 당에서 혜택을 받았다는 이유로 소외된 인재는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지적까지 하고 있다.
리더십 논란 ‘지속’
황 대표는 지난 2일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수처법 보고대회'에 참석해서 "이길 때만 박수 치고, 실수한다고 뒤에서 총질할 것인가"라고 했다.
한국당은 이렇다 할 인적 쇄신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선 6월 청년·여성 후보자에게 30% 공천 가산점을 부여하는 혁신안이 지도부에 보고됐지만, 최종 공천안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재 영입 대상들에 대해 당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고, 현재 논란도 지속되고 있어 공천안 발표를 당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황 대표가 당 최고위원들과 의견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밀어붙이기'로 일관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비박계를 중심으로 황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정치 초년생(황 대표) 데리고 와서 그 밑에서 딸랑거리면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고 싶으냐"면서 "맹목적으로 수장을 따라가는 무뇌 정치(無腦政治) 시대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박은 뭉칠 곳이 없어 눈치나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고도 했다.
장제원 의원도 "인재 영입 카드는 야당으로서는 차기 총선을 위한 당 지지율 향상에 가장 큰 무기이자 이벤트"라며 "이 소중한 기회가 시작부터 삐걱하는 것은 뼈아픈 실책"이라고 했다. 중진인 조경태 최고위원, 신상진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1차 영입 대상에 올랐던 일부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