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공포의 회항' 사건 은폐 의혹
제주항공, '공포의 회항' 사건 은폐 의혹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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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제주항공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5일 ‘공포의 회항’ 사건 당시에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 후 자동조종 소프트웨어(SW) 말썽으로 긴급 착륙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여객기가 이륙 전부터 8종의 SW 중 2종이 고장났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채 이륙했다는 것이다.

31일 경향신문은 국토부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국토부는 제주항공 B737-800 여객기가 이륙 전 자동조종 관련 SW 8종 중 2종의 오류를 발견하고 이를 수정하려 했으나 실패했음에도 이륙했다 봤다. 특히 해당 여객기의 나머지 SW도 먹통이 돼 김해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당시 김포행 7C207편은 승객 184명이 탑승한 상태에서 이륙 직전 자동조종 관련 SW 8종 중 ‘수평이동’ 및 ‘상하이동’과 관계된 계기판 오작동이 일어나 1시간20분 동안 정비에 나섰으나 해결하지 못했다.

규정상 수동조종이 가능하고 이륙도 허용돼 여객기 조종사들은 수동으로 기체의 수평·상하 기동을 통제하기로 결정하고 오류 상태 그대로 이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륙 후 10분도 안 돼 나머지자동조종 SW 모두 먹통이 됐다.

당시 기내에는 “비상탈출 가능성이 있으니 기도하자”는 등의 방송이 지속돼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현재까지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재 수위나 과징금 부분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7일 회사 차원의 입장문 등을 통해 “고도유지 스위치 문제로 이륙이 지연됐고, 이를 해결한 뒤 이륙했지만 이번엔 자동조종장치에 이상이 생겨 회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제주항공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제주항공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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