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투협회장, ‘폭언·갑질’ 불구 사퇴 안 해...'가시밭길' 행보
권용원 금투협회장, ‘폭언·갑질’ 불구 사퇴 안 해...'가시밭길' 행보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폭언·갑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퇴하지 않기로 하면서 권 회장의 향후 협회 운영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권 회장이 임직원과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한 녹취가 공개됐던 만큼 조직 신뢰 회복과 증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30일 권용원 금투협회장은 서울 여의도 금투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오늘 열린 이사회에서도 저의 거취에 대해 가감 없는 토론이 있었다고 전달받았다"며 "다시는 이번 사태(폭언 논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전했다.

다만 "(이사회에서)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무겁고, 경영 공백이 발생하면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으며 진행 중인 사안은 우선 마무리하는 게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권 회장 임기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용원 협회장에 대한 회장직 유지를 결정했다. 이사회는 구성 멤버인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 등 총 12명의 구성원 대부분 권용원 회장직 유지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지금 이 시간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 발전이라는 소임을 다 할 수 있게 모든 열과 성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 낮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신의 폭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지 묻는 질의에 "관련 법에 저촉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회장의 남은 임기 행보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금투협 내부 직원의 녹취로 사건이 벌어진 만큼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녹취에서 권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오라"고 말하고, 이에 운전기사가 아이 생일이라며 머뭇거리자 "미리 얘기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말했다.

다른 녹음 파일에서는 권 회장이 직원에게 "너 뭐 잘못했니 얘한테? 너 얘한테 여자를"이라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하거나 "네가 기자 애들 쥐어 패버려"라며 기자를 위협하라고 조언하는 내용도 담겼다.

관련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증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금투협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금투협은 증권사와 운용사 등을 대변하면서 국회, 당국 등을 상대하는 대관업무를 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적인 자리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금투협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대관업무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