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1화- 또 나체의 사나이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41화- 또 나체의 사나이
  • 이상우
  • 승인 2019.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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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진은 벤츠를 지하 4층 주차장에 세우고 엘리베이터로 갔다. 조민지도 뒤따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오늘 밤은 진짜 선약이 없어요? 한창 열 올리고 있는데 술 취한 여자가 현관 문 밀고 들어오는 사태가 없을까요?”
조민지가 약간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절대 그런 일 없어요. 성 박사는 밤에 만나는 일이 없어요. 성 박사는 밤에는 자라고 조물주가 만들어 놨대요.”
두 사람은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섰다. 좁은 실내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싱글 침대는 깨끗하고 하얀 시트로 단정하게 덮여 있었다.
“우선 옷부터 벗지요.”
여영진이 자기 옷을 훌훌 벗으면서 조민지에게 권했다.
여영진은 금세 벌거숭이가 되었다.
팬티까지 서슴없이 벗어 던지자 그의 보물이 벌써 힘차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조민지는 세 번째 그의 발기된 보물을 보았다.
그러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정면으로 보았다.
속으로는 어쩌면 남자가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는가하고 감탄했다.
수치심이란 전혀 없는 섹스 애니멀을 연상케 했다.
“옷 벗어요.”
조민지는 재촉하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망고주스 없어요?”
“망고 주스요? 오린지 주스는 있는데.... ”
여영진이 냉장고안의 종이 팩에 담긴 오린지 주스를 가리켰다.“
“난 망고주스를 마셔야 돼요. 그걸 마시지 않으면 흥분이 안돼요.”
“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야.”
“나하고 안 해 봤으니까 내 기분을 알 턱 있나요? 망고주스 없으면 못해요. 나가서 사 오던가?”
“꼭 망고가 있어야 돼?”
여영진이 조금 짜증스럽게 말했다.
“다시 옷 입고 나가기 귀찮을 테니 내가 나가서 사오지.”
조민지가 일어섰다.
“오피스텔 입구에 세븐 일레븐 있어요.”
문을 열고 나가는 조민지의 뒤통수에 대고 여영진이 말했다.
조민지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침 세븐 일레븐 수퍼 앞에 서 있는 빈 택시를 타고 운전사에게 말했다.
“우리 집으로 가요.”
“예? 댁이 어딘데요?”
조민지는 여영진의 오피스텔에 따라 올 때부터 작전을 세우고 있었다. 조민지는 택시 뒷자리에 편안하게 앉아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봐도 박 민수만 못해. 그 물건도 말이야.
핸드폰을 못 가지고 다니는 회사니까 여영진은 아무리 약이 올라도 혼자 펄펄 뛸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오후 조민지 본부장은 백삼식, 아니 박운혁 강원그룹 회장과 미리 약속하고 사무실로 찾아갔다.
“와, 우리 민지 본부장이 들어오니 강원그룹이 훤해 졌네.”
박운혁 회장은 만면에 함박웃음을 띠고 반가워했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조민지가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를 했다..
“본부장 승진을 축하해. 내가 영종그룹 회장이라면 사장으로 발령 냈을 텐데.”
“제가 정말 고속 엘리베이터 탄 것 같아요. 왜 일이 이렇게 잘 풀리는지 모르겠어요. 모두 회장님이 마술을 써서 밀고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니야. 난 누구 밀 줄 몰라. 그건 그렇고 출출하지?”
박운혁 회장이 버튼을 누르자 여비서가 큰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강원도 식 막국수였다.
“자, 이거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박 회장이 수저를 들어서 조민지에게 쥐어 주었다.
“그래 새 사업은 잘 되어가나?”
“그 문제로 부탁드릴게 있어서 왔어요.”
“나한테? 어디 말해보아.”
“강원그룹에는 목재를 소재로 한 제조업체가 많지요? 목재를 다루는 기술도 특출 하다고 들었는데요.”
“맞아. ‘자연을 자연대로’라는 기업이념에 맞추어 개발한 사업들이지. 근데?”
“우리 회사가 하려는 골프채 만드는 일 말씀인데요.”
“음, 나무를 가지고 만든다는 것 말이지. 감나무나 밤나무라고 했나?”
“예.”
“그런데 나무로 골프채를 만든다면 감나무나 밤나무 보다는 훨씬 탄력이 좋고 단단한 나무가 있는데...”
“예? 어떤 나무들인데요?”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나무는 유창목이라는 나무야. 유창목(癒瘡木)이란 몸에 난 부스럼, 욕창을 치유시키는 나무란 뜻이지.
중남미에서 나는 나무인데 그쪽 말로는 리그넘 바이타라고 해. 이놈은 무쇠와 맞먹는 강도가 있거든.”
“그건 우리나라에는 없잖아요.”
“맞아. 우리나라의 단단한 나무로는 참죽나무나, 박달, 염주, 물푸레, 자작나무가 있지.”
“하지만 그거 대량 확보가 어렵지 않습니까.”
조민지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하긴 그래. 근데 내가 도와 줄 일은 무엇인가? 혹시 시집 갈 일이라도?”
“아이, 회장님 농담도... 다름 아니라 우리가 기획한 제품을 회장님 계열사 중에 목재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회사에서 좀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해서요.”
“그야, 비지네스인데 당연히 주문을 받지.”
“사실 이 사업이 성공할지 어떨지 모르는데 무모하게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좀 특별 단가로 할 수 없을까요?”
“하하하.
“깍쟁이 기질이 나오는구먼.”
박 회장은 싸게 하자는 데는 쉽게 답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엉뚱한 말을 했다.
“지금 영종 그룹에서 밤나무 단지를 헐값으로 사들인다고 불만스런 소리를 내는 임목 업자들이 있던데... 그들이 농민들을 부추기면 골치 아프니까 조심해요.”
그러나 박 회장의 그 이야기를 예사로 넘겼다.
며칠 뒤 그 문제는 현실로 다가왔다.
중책을 맡은 조민지는 침착하게 일을 잘 해 나갔다.
전국에 있는 밤나무 단지를 싼값으로 착착 확보해 나갔다.
절대농지 같은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밤나무를 베어낸 뒤에도 장차 개발의 여지가 있는 곳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일본과 미국, 유럽에 사람을 보내 골프채 등 레저 용품을 만드는 회사와 교섭을 진행 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그룹 홍보를 맡은 팽상무가 호출을 했다. 
전화로 하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상무실로 정신없이 달려갔다.
“이봐! 조본, 이게 무슨 꼴이야!  무슨 일을 이렇게 만드는 거야?”
상무 실에 들어서자마자 팽덕주 상무가 조간신문을 조민지 본부장 앞에 팽개치면서 소리소리 질렀다.
조민지 본부장이 신문을 집어 들고 붉은 테를 두른 기사를 보았다.
기사를 본 조본은 얼굴이 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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