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구본상·구본엽,내부거래·사익편취..."딱 걸렸어"
LIG 구본상·구본엽,내부거래·사익편취..."딱 걸렸어"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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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LIG그룹 특별세무조사 내막
대기업 규제 집중되던 일감몰아주기…중견기업 LIG도 그물망 걸리나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오너일가의 계열사 동원 의혹 드러날 가능성 높아

국세청이 LIG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징역형 전력으로 물의를 빚은 LIG그룹 오너일가의 경영 복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LI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IG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국세청 직원들이 LIG 본사 사옥을 방문, 회계 관련 자료 확보하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이번 세무조사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LIG그룹은 방산 회사인 LIG넥스원이 주력 계열사이고 이외에 시설관리회사인 휴세코, 소프트웨어업체인 LIG시스템 등이 있다. LIG그룹은 LIG손해보험을 매각한 뒤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그룹이 재편된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번 특별세무조사가 LIG그룹 오너 일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구자원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사기성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구속 수감됐다가 2016년 10월과 2017년 2월에 각각 만기 출소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경영 복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LIG그룹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경영 참여가 제한된다.
앞서, 이들은 2012년 11월 LIG 건설이 부도 직전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2151억원 상당의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이로 인해 800명의 투자자들이 34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국세청, ‘일감몰아주기’ 중점 조사
국세청이 구본상 전 부회장 등 오너일가를 겨냥해 세무조사에 착수한 배경으로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지목됐다. 이번 세무조사로 인해 그룹 차원에서는 위기의식을 느낄 것으로 분석된다. LIG그룹은 자산 총액이 10조원 미만으로 대기업집단이 아니다. 당국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대기업에 국한되어왔다. LIG그룹은 일감몰아주기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계열사를 통한 오너일가의 부당 이익 취득이 적나라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제 관련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LIG그룹의 오너 일가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득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LIG그룹 지주사는 구 전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100%에 달한다. 경제개혁연구소 등에 따르면 휴세코, 인베니아, LIG시스템 등 계열사가 일감몰아주기에 동원된 정황이 있다.
현재 LIG그룹은 비상장회사로 지주회사이며, LIG그룹의 지배주주는 구자원 회장이다. 주주는 구본상(56.2%), 구본엽(36.2%) 등으로 오너일가 지배주주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사 중 집중적으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회사는 휴세코, LIG시스템, 인베니아 3개 사가 지목됐다.
먼저 휴세코는 2015년까지 LI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휴세코의 특수 관계자에 대한 매출은 대부분 KB손해보험(구 LIG손해보험)과 LIG넥스원에 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KB손해보험은 2015년 기존 지배주주이던 구본상 등이 KB금융지주에 지분을 매각한 회사로 2015년 초까지만 해도 LIG그룹의 계열회사였다.
휴세코의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2013년까지 50% 수준이었으나 점차 하락하여 2015년 16.37%까지 하락했다. 이는 KB손해보험과의 거래 감소 때문이다. 최근 6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42.13%에 달해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LIG시스템도 지배주주 등이 간접적으로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LIG시스템의 6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64.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LIG시스템의 계열회사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거래를 통한 그동안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증폭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지난 2010년의 경우 총매출액의 95%가 계열회사에 대한 매출이었다. 그런데 2015년에는 내부거래 매출이 23.83%로 대폭 감소했다. 이어 KB손보와의 거래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베니아는 LIG그룹 소속 계열회사 보다는 친족그룹인 LG전자 혹은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 의존도가 높다. 인베니아는 2011년 총 매출액의 94%가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매출이었으며, 2015년 역시 동 매출이 75%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의 지배주주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강행하는 이유는 상속 등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자금 마련이 쉽기 때문이다.

인베니아, 재벌가 편법 승계 답습인가?
지난해 12월 구자준 LIG손보 전 회장이 두 아들인 구동범, 구동준에게 인베니아의 지분을 증여하며 두 자녀가 각각 8.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증여 후 구자준 LIG손보 전 회장의 지분은 6.07%로 세 번째로 주식을 많이 보유하게 되었다. 인베니아는 현재 TFT-LCD, OLED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하는 장비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단일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LG그룹이 전략적으로 키운 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 인베니아는 각종 일감몰아주기와 편법 승계 의혹 등 논란에 휩싸였다.
인베니아 전체 주식의 5% 이상을 가진 주주현황에 따르면 오너 일가 외에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각각 12.93%, 5.82%를 보유하고 있다. 인베니아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방계기업으로 범LG가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두 기업 간의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5년 동안 평균 53.1% 수준으로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를 이어왔다. 그 중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실제로 지난 2015년 총 내부거래 비율 69.9% 중 69.5%가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 수준의 매출이 방계 관계인 LG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하며 충분히 논란 거리가 될 만했다. 더 문제가 된 것은 방계 기업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인베니아가 다시 계열사인 디디고와 인베니아브이 등에 일감몰아주기를 하여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검찰이나 국세청을 통해 재벌 기업의 불공정거래나 일감몰아주기 같은 사안을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분위기"라며 "LIG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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