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모럴해저드’ 심각... 출장 핑계로 피부 관리 시술
강남구청 ‘모럴해저드’ 심각... 출장 핑계로 피부 관리 시술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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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통로는 구청 주최 교양강좌... 유착 관계 조장 의혹도 ‘모락’

서울시 강남구청의 세무관련 공무원들이 근무 시간중 출장까지 신청해가며 상습적으로 관내 피부과에서 고가의 시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서로 알게 된 계기가 구청이 주최하는 교양강좌여서 구청이 앞장서서 유착관계를 조장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강남구청 전경. (사진=뉴시스)
강남구청 전경. (사진=뉴시스)

 

출장 명목으로 피부관리 받아
22일 <SBS>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청 세무관리과 이 모 과장과 김 모 팀장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9~10차례씩 청담동의 한 피부과의원을 찾아 피부 관리 시술을 받았다.

이들이 의원을 찾은 시간은 업무 시간대인 평일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였는데, 관내 출장을 명목으로 그 시간에 병원을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출장 수당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시술을 받으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은 레이저 치료가 포함된 10회 220만원짜리 시술을 받으면서, 정작 4분의 1 가격인 55만 원만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 측은 출장비를 모두 몰수하고 두 직원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착관계 통로된 교양강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공무원이 피부과 원장을 알게 된 곳이 강남구청에서 주최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양 강좌였다.

이들은 해당 피부과 원장을 강남구청에서 직접 주재하는 ‘Tax & Culture’라는 강좌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교양강좌가 공무원과 수강생의 인맥 형성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개설된 이 강좌는 수강료 100만 원에 20주 과정으로 이뤄진다. 선정 기준은 재산세와 종합소득세 납부액이다. 수강생 중에 재산세 수천만원을 내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수강생 가운데는 건물주 등 고액 자산가가 많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양강좌가 자칫 지역 개발 권한을 갖는 공무원과 관련 사업자의 유착관계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구청이 앞장서서 스스로 토착비리를 스스로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측은 해당 강좌에 부적절한 내용은 없으며 일부 공무원들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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