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경기도 최다? 개발불능지역 소유자만 4829명
기획부동산 경기도 최다? 개발불능지역 소유자만 4829명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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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주 순... 박홍근 “토지개발 없이 지분방식 분양 기획부동산 판매 규제해야”

전국의 개발제한구역 중 소유자가 50명 이상인 곳이 전국에 687곳, 소유자는 13만 7천명으로 나타났다. 한 필지당 평균 소유자가 200명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의 전형적인 형태로 토지개발 없이 지분방식으로 분양만 하는 기획부동산 업체의 판매방식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홍근 의원실이 8월 말 현재 전국의 개발제한구역 중 소유자가 50명 이상인 곳을 조사해본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들 필지의 총 면적은 여의도의 10배에 달하고 해당 필지의 지목을 살펴보면 개발가능성이 제한된 임야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공유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가는 필지도 50곳이었다. △500~999명이 3곳 △100~499명 204곳 △50~99명이 430곳 이었다.

 

박홍근 의원실에서 소유자가 많은 지역을 분석해 본 결과,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땅을 매입한 후 한 달 이내에 4배 이상의 폭리를 취하며 지분 거래 방식으로 판매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기획부동산 업자의 거래로 추정되는 현상은 경기도에서 제일 많이 나타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1.8배인 개발제한구역에 11만6000여명이 지분거래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제주가 그 다음 순이었다.

전국에서 한 필지 당 소유자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산73으로 4829명에 달했다. 해당 토지는 공익용 산지로 경사도가 25~30에 표고(m)가 300~400인 급경사 산지다. 환경영향 평가에서 표고나 경사도가 높고 심하면 보전등급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개발불능지역으로 분류된다.

소유자가 4829명으로 알려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산73. (사진=박홍근 의원실)
소유자가 4829명으로 알려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산73. (사진=박홍근 의원실)

 

서울은 투자자가 50명 이상인 개발제한구역의 거의 대부분(96.4%)가 개발이 극히 제한된 비오톱 1등급 토지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한 필지는 약 34만㎡ 면적에 공유자수가 936명, 같은 동의 다른 필지도 13만여㎡ 면적에 229명이 공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경우도 개발제한구역에 준하는 보전관리지역 가운데 투자자가 50인을 넘어가는 토지의 97%가 목장용지와 임야였다. 소유자가 가장 많아 434명에 달했던 지역은 피해금액이 100억원이 넘는 기획부동산 사기사건으로 밝혀지며 지난해 말 일당 10명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 5~8월, 경기도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을 비롯한 22개 필지의 7844개의 실거래 건을 대상으로 불법행위 실태를 조사해 무자격 중개, 부동산 실명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 58건과 부동산 거래법 위반 4408건을 적발하여 형사고발 및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계약서에 허위로 판매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포함해 사기 등 형사 문제를 피하고 있는데다, 현행법 상 처벌의 근거도 없어 제대로 된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홍근 의원은 “대부분의 토지 분양과정에서 소유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선분양 방식으로 매수자에게 판매하면서 부동산거래신고 의무(60일 이내)를 위반하고 있었다”며 “부동산거래 지연신고에 대해 현재 50만원 선에서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는데 빈번한 지연 신고에 대해서는 가중하여 과태료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지개발 없이 지분방식으로 분양만 하는 현행 기획부동산 업체의 판매방식을 규제할 수 있도록 공인중개사법이나 부동산개발업에 토지분양업체의 등록 근거를 만들어 특정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매도가 가능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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