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조교사의 30%이상 말관리사로 가족·친인척 채용…'투명성 논란'
한국마사회,조교사의 30%이상 말관리사로 가족·친인척 채용…'투명성 논란'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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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전수조사 결과 조교사 95명 중 28명(29.4%), 자신의 친인척 채용
가족 고용은 다수의 취업희망자를 좌절케 하는 대표적 사례

한국 경마계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말관계자(마주,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 등)의 가족 및 친인척 채용이 사실로 들어났다. 그동안 카더라로 떠돌던 패밀리 채용이 확인 결과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조교사의 30%는 말관리사로 자신의 친인척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위원(전북 전주시을)이 지난해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조교사의 가족 및 친인척 채용이 마사회의 전수조사 결과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부산, 제주 95명의 조교사 중 28명(29.4%)이 4촌 이내의 친인척을 말관리사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의 마방에는 마주와 조교사, 말관리사, 기수가 있다. 마주는 말의 주인이고, 조교사는 마주로부터 경주마를 수탁 받아 관리하는 개인사업자로 감독에 비유될 수 있다. 말관리사는 조교사에 채용되어 말을 관리하는 직업이고, 기수(개인사업자)는 말을 직접 타고 경마에 참여한다.

마사회가 조교사에 대해 친인척 채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 부산, 제주 95명의 조교사 중 28명(31%)이 4촌 이내의 친인척을 말관리사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이를 현대판 음서제도에 해당하는 적폐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 경마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말관리사 중 관련학교 출신자는 8.6%, 부산 24.7%에 불과했고, 제주는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말관련 특성화 고등학교 및 관련 대학 졸업자들이 자신들의 실력대로 취업의 기회를 제공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채용'으로 인해 기회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무평가 등에서도 가족 및 친인척이 우선시 되어 정당하게 채용된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승부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로 가족 관계에 얽혀 있어 경기에 참여하는 말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법에 따르면 승부조작 등 경마비리를 방지하고자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 등 말 관계자의 마권 구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마방에 속한 관계자들이 서로 가족관계로 얽혀 있으면 공정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운천 의원은 "건강한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아야 할 경마가 무분별한 가족고용으로 공정성에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는 구조"라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좌절케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지난해 마방 내 친인척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올해 전수조사로 정확한 실체가 드러났다”며 “마방 내의 친인척 채용이 심각한 만큼 경마가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올곧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말관리사 채용에 더욱더 공공성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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