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직장 내 ‘갑질’ 심각, 최근 10개월간 7건 적발
강원랜드 직장 내 ‘갑질’ 심각, 최근 10개월간 7건 적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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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적 소문 유포·하급자에 7천만원 대리대출 요구 등 '천태만상'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갑질 인정 20%... 이훈 “밝혀질 경우 엄중처벌”

지난 2017년 역대 최대 채용비리가 적발된 강원랜드의 직장 내 갑질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의 통과로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강원랜드.
강원랜드.

 

강원랜드 갑질 천태만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실시한 총 17건의 강원랜드 자체감사에서 7건의 직장 내 부당 행위가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대리 대출 요구 ▲상급자가 하급자 2명에게 금전 차용 ▲하급자에 허위 진술 강요해 산업재해 신청한 상급자 ▲여성직원에 대한 성희롱적 소문 유포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폭언 ▲파트장의 폭언·욕설·권력남용 ▲상급자의 하급자 폭행 등 심각한 사안이 다수였다.

동료 여성직원의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이 있다’는 식의 소문을 유포해 고발까지 간 사안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당초 시말서 제출 등 가벼운 자체 징계 처분으로 덮으려했으나, 피해자가 명예훼손으로 가해자를 고발한 뒤에야 비로소 강원랜드 감사실에서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법원에서 선고유예(벌금 300만원) 판결까지 받았지만, 가해자는 감봉, 함께 유포한 자는 주의조치에 그쳤다.

상급자 A가 하급자 B로부터 총 5백만원을 차용하고, 이후 추가로 돈이 필요해진 상급자 A는 본인의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불가능하자 하급자 B에게 대출 브로커를 통해 7천만원을 신용대출 받게 한 경우도 있었다. 상급자 A가 대리대출 한 총 7천만원을 상환하지 않고 퇴직원을 제출하자 하급자 B가 감사실에 제보하며 적발됐다.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갑질’도 있었다. C대리는 골프장 코스관리 협력업체 직원 D가 골프장 스프링클러 고장을 담당인 본인이 아닌 타 직원에게 먼저 알렸다는 이유로 카트로 동행하며 약 20분에 걸쳐 트집과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호 의원은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직장내 괴롭힘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률은 65.6%로 민간분야 68.6%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강원랜드 등 공공부문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른 근절 노력이 시급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로도 드러난 갑질
이러한 강원랜드 내부의 갑질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임직원 의무사항을 위반하는 직원이 있다는 응답은 물론 기준 없는 승진 및 인격모독이 자행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상당수 나타난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 소속 민주당 이훈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외모 등을 모욕하는 언사에 대해 당한 거나 알고 있는 행위’에 21.5%가 ‘예’라고 답변했다. ‘특정인을 따돌리거나 모임 참여를 강요하고 이에 대한 신고를 막거나 철회토록 한 행동을 당하거나 알고 있다’는 항목도 직원의 17.2%가 ‘예’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하여 임의로 성과평가 서열을 변경하거나 내정하는 행위를 목격 혹은 알고 있냐’는 질문에도 18.3%가 ‘예’라고 답변했다.

‘직원 행동강령에 의해 임직원 의무사항 규정을 위반하는 직원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항목에 대해 16.1%가 ‘예’라고 답변해 “강원랜드 임직원들 사이에 갑질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정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이훈 의원은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 평가점수가 높은 직원은 승진이 누락되고 다른 직원이 대신 승진했다는 의견과 직원의 징계가 ‘빽’에 따라 달라지고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갑질과 폐단이 남아있다는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설문조사의 결과와 의견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상세한 내역은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답변해 사실여부는 조사결과에 따라 드러날 예정이다.

이훈 의원은 “최근 3년간 강원랜드에 접수된 레드휘슬 제보내역 75건 중 45건이 인사와 행동강령 위반,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제보였다”며 “실제 설문조사와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매우 주의 깊게 확인하고 사실로 밝혀진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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