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모저모] ‘총체적 난국’ LH... 질타 이어져
[국감 이모저모] ‘총체적 난국’ LH... 질타 이어져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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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혈세 낭비·모럴해저드·부실경영·비리복마전

4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감에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이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이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펑펑 새는 국민 혈세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LH가 2010년 이후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약 1조원을 더 썼다”며 “국민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설계변경을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실이 LH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가 313개 공사 현장에서 총 1439건의 설계변경을 해 공사당 평균 30억원, 총 9412억 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공사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경남기업의 ‘청라5구역 및 남청라JCT구간 매립폐기물 정비공사’로 6번의 설계변경을 통해 무려 669억원이 증가해 기존 낙찰가 201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도 LH의 혈세낭비를 지적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LH가 전국 4곳에 사업비 총 120억 2600만원을 들여 독립건물로 LH홍보관을 지었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방문자가 14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건립비용과 별도로 많게는 1억원대의 운영비도 지출됐다.

LH의 과도한 이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10년 전 공급한 판교 10년 임대주택을 시세대로 분양전환할 경우 추정이익이 2조 4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LH가 판교 택지매각과 아파트 분양을 통해서 가져간 이익까지 고려하면 총 8조 7천억원의 개발이익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 의원은 “로또방지를 핑계 삼아 고분양을 하는 것은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 LH공사의 폭리”라고 비판했다.

모럴해저드도 심각... 부패와 무책임 경영
이날 국감에선 LH의 ‘모럴해저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LH는 토지수용으로 쫒겨나는 원주민들에게 공급한 이주자용 택지를 비싸게 팔아 20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5년 반 동안 법원이 75건의 소송에서 법원은 LH가 203억원의 부당이득금을 주민들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관계 법령에 따라 택지를 공급할 때 통상적인 수준의 생활기본시설을 포함해야 하고, 이 비용을 LH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데 주민들에게 비용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아직 1심에 계류된 건들이 있어 LH가 반환해야할 부당이득금은 이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잇따른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LH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일부 생활기본시설을 이주자들에게 부담시키면서 강제수용으로 살 터전을 잃은 수많은 원주민들은 두 번 울었다”고 성토했다.

LH의 임직원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로 지적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경찰, 검찰로부터 뇌물, 횡령 등 협의로 해임, 파면 등 징계를 받은 LH직원이 1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부징계를 받은 직원 숫자도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징계 사유도 다양하다. 수억원대 뇌물수수부터, 직원이 본인과 가족명의로 LH와 15채의 아파트를 매매하거나,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위한 수억원 대 장비구매, 성희롱·성추행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불법·비리 사실이 드러나도,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 점이다.

박 의원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되었음에도 이처럼 불법과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직원 징계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적극적인 반부패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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