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 허진규회장,노조파괴‧임금 꼼수 논란 ‘골머리’
일진그룹 허진규회장,노조파괴‧임금 꼼수 논란 ‘골머리’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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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노동조합 인정하고 노조파괴 중단하라”
일진그룹,일진다이아몬드 전면파업에도 묵묵부답

일진다이아몬드 노조는 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25일로 92일째 파업 중이다. 노사간의 교섭은 좀처첨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사측은 여전히 그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임금은 2014년부터 동결됐다. 회사는 상여금 600% 중 400%를 기본급으로 돌려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했다. 노동자들의 불만은 전면 파업으로 이어졌다. 노조는 서울시 마포구 일진그룹 본사 빌딩 앞에서 “노조파괴를 중단하고 조속히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일진다이아몬드 노조는 서울시 마포구 일진그룹 본사 빌딩 앞에서 “노조파괴를 중단하고 조속히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한승훈)
일진다이아몬드 노조는 서울시 마포구 일진그룹 본사 빌딩 앞에서 “노조파괴를 중단하고 조속히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한승훈)

노조는 사측에 노조 인정과 노조파괴 중단, 임금 인상(2014년부터 동결), 군사식 조직문화 현장 개선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교섭에서 상여 600% 가운데 400%를 기본급과 고정수당으로 변경, 대체근로 허용, 180명 협정근로자 지정(파업 불가 인원) 등을 꺼내 들었다. 지금껏 149개 조항의 단협 요구안 중 의견접근이 이뤄진 조항은 9개에 불과하다

노조는 “사측은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전체 조합원 250명 중 180명을 협정근로자(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노동자)로 지정하자는 등 노조법에서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시키자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교섭 태도로 일관했다”며 “여기에 여름휴가를 개인 연차로 사용하자며 기존의 조건보다 후퇴시키는 등 노동자들의 임금, 복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그보다 후퇴하는 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노조는 사측의 교섭해태를 문제 삼으며 지난 6월 2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 교섭위원들이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고 판단해 일진그룹 본사에 실제 권한이 있는 임원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며 노조의 불법행위 사과 및 재발방지와 교섭 자리에서 상호 존중, 쟁의행위 중단 및 업무 복귀, 성실 조업 및 사규준수 등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이를 약속하면 면담에 나오겠다는 통보를 했다.

직장폐쇄...노조파괴'본격'돌입?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지 48일째 되던 8월 12일 사측은 직장폐쇄를 실시했다.

일진다이아몬드는 8월 12일 오후 2시부터 직장폐쇄에 돌입한다고 공고했다. 직장폐쇄 범위는 일진다이아몬드 음성공장 전 시설이다. 대상은 노조 조합원과 일진다이아몬드 소속이 아닌 제3자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직장폐쇄 조치를 실시했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만을 직장폐쇄 대상자로 삼은 것은 사측이 노조 탈퇴를 유도해 분열을 꾀하는 꼼수라는 것이다. 더구나 정당한 노조 활동이 이뤄지는 노조 사무실까지 폐쇄해 노동3권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직장폐쇄는 일진그룹 노조파괴 욕망이 만든 무리수"라며 "무리수의 속내는 결국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나아가 현장에서 노조를 몰아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폐쇄는 노조파괴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 임금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시간당 최저임금인 8,350원이다. 근속이 10년을 넘어도 기본급은 최저임금에서 10원이 많은 8,360원에 불과하다. 사측은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최저임금 범위인 기본급에 산입해 노동자의 실질 임금 인상을 막고 있다.

홍재준 지회장은 “회사가 쟁의행위 중단과 업무복귀, 성실조업 등 선조치를 요구하면서 파업 사태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이 노조가 받아들이지 못할 전제조건을 내건 뒤 교섭·면담을 거부하는 식으로 '노조 힘 빼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노조는 언제든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단협이 체결될 때까지 본사 앞 농성과 음성공장 농성을 병행할 예정이다.

본지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회사 측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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