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던 냄비 아직 식지 않았다", 日기업 '브랜드가치' 하락세
"들끓던 냄비 아직 식지 않았다", 日기업 '브랜드가치' 하락세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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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경제이슈 등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된 기사들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불매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일본 대표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브랜드가치가 70위권에서 90위후반대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돼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었다.

일본의 경제보복성 수출규제로 촉발된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운동이 석 달째 계속되면서 일본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날이갈수록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대상과 파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일부와 일본 우익에서 제기된 ‘냄비근성’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지난 12일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사케 수입액도 63.7%나 줄었다. 이 기간 일본 담배 수입액은 92.7%, 반려동물 사료는 90.4%, 미용기기는 83%, 비디오카메라는 70.9%나 줄었다.

유니클로 또한 불매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만큼 이미지 훼손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의 올해 3분기 BSTI(BrandStock Top Index)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과 관련된 브랜드의 변동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브랜드가치가 72위에서 99위로 급락해, 100위권 탈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클로에 이어 국내 소비자들에 사랑을 받았던 일본의 대형 스포츠용품 업체인 '데상트'의 경우, 한국에서의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최근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상트의 홍보 담당자는 아사히신문을 통해 "(매출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는 밝힐수 없지만 불매운동의 영향은 물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항공과 여행 관련 브랜드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한 상황이다. 매각 이슈로 지난 분기에 23위까지 상승했던 아시아나항공(860.9점)은 8계단 하락, 31위를 기록했으며, 대한항공(852.1점)은 지난 분기(27위) 대비 21계단이나 하락하며 48위까지 추락했다.

여행사 1위 브랜드인 하나투어도 BSTI 864.7점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15위에서 9계단 하락해 24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 여행감소는 전년 동월보다 절반 가량 줄었으며,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수출도 10%가까이 줄었다.

지난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보다 절반 가량 줄었으며,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수출도 10% 가까이 줄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일본 남부 규슈(九州) 오이타(大分)현의 유명 온천 관광지인 벳푸(別府) 및 유후인由布院) 지역에는 최근 숙박객이 급감했다"고 전했을 만큼 여행객 감소로 인해 피해를 보는 지역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오이타현 료칸·호텔 생활위생조합'에 따르면, 현 내 호텔 등 숙박업체 중에는 8월 한달 간 한국인 손님이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줄어든 곳도 있다. 이 조합의 한 간부는 "올해 내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역은 한국과 가깝고 온난한 기후로,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온천 및 골프를 즐기기 위한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평소 같으면 이 무렵이면 예약이 늘거나 관광 문의가 쇄도해야 하지만, 이번 가을은 그런 조짐이 없다고 한다.

골프장도 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타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들어간 곳에 위치한 골프장인 '퍼시픽 블루 컨트리 클럽'은 당초 이용객의 절반이 한국인이었으나 올 7월 이후에는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예약을 취소한 한국인은 1200명에 이른다.

오이타현 내 또 다른 골프장인 '벳푸 골프클럽'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골프장 지배인에 따르면 9월 들어 한국인 손님은 한 명도 없다며 "한국인 손님 감소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설마 한 명도 없을 줄은 몰랐다"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일본 북단 홋카이도(北海道)의 관광업계도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들어 홋카이도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이에 홋카이도의 지방 은행인 호쿠요(北洋)은행은 지난 17일부터 관광객이 줄어들어 운영에 애를 먹고 있는 숙박업체와 식당을 대상으로 긴급 대출상담을 시작하는 등 관광업계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수출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40%가량 대폭 감소했다. 아사히맥주는 주력 맥주인 '슈퍼 드라이'를 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한국 매장에서 아예 상품이 철거되기도 했다. 아사히맥주 측은 "한국에서의 판매에 영향이 나오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인정했다. 삿포로맥주도 한국에서의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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