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기지국 개통 ‘과장 홍보’ 논란
KT, 5G 기지국 개통 ‘과장 홍보’ 논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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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6만개 개통’이 ‘기지국 6만개 개통’으로 둔갑
노웅래, “KT의 기지국 수 과장 홍보는 명백한 이용자 기만행위”

KT가 5G 기지국 개통과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기지국 개통 숫자를 과장한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5일 국회 과기정보방통위 노웅래 위원장이 과기정통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구축된 기지국은 LG유플러스 3만282국, KT 2만7537국, SK텔레콤 2만1666국 등 모두 7만9485국이다. 기지국 송수신 장비 수에서는 KT가 지난달 29일 기준 6만대를 돌파해 가장 많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6만대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KT가 ‘기지국 송수신 장비 6만개 개통’을 ‘기지국 6만개 개통’으로 과장한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정작 KT는 자사 5G 커버리지맵(통신범위 지도)에서는 5G 기지국 장비와 무선국(기지국) 수를 구분해 표시하고 있다. 기지국에는 안테나처럼 보이는 송수신 장비가 보통 2∼3대 설치된다.

이에 대해 전파관리소는 KT 보도자료상 5G 기지국 장비 개통 수에 대해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개설 신고한 기지국 수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KT는 지난달 29일 하루 7739대 기지국 장비를 일제히 개통해 지연 개통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달 5일 고양시에 40여대 기지국 장비를 구축하고도 점검 등을 이유로 24일 후 개통하면서 해당 지역에 5G가 늦게 제공됐기 때문이다.

노웅래 위원장은 “KT가 5G 기지국 수를 과장해서 홍보하는 것은 명백한 이용자 기만행위”라며 “통신사의 기만적인 마케팅에 따른 이용자 혼란을 근절하기 위해 통신 당국이 5G 기지국 수와 품질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KT측의 입장을 듣기위해 KT 관계자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KT 내우외환
KT의 ‘과장 홍보’를 두고 아현역사 화재와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타격을 입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KT가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KT는 내외부의 각종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아현역사 화재로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 일대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이 며칠 동안 먹통이 돼 KT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황 회장의 전임자인 이석채 전 KT회장이 정치인 자녀 등을 부정 채용해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4월 30일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2014년 1월 황 회장 취임 이후 KT 직원들의 산재 사망이 100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청문회에서 나와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4월 17일 국회 과기방통위에서 열린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에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KT 광케이블 작업 중 직원들이 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등 황 회장 취임 이후 사망만 121명이라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제가 취임하고 나서 그런 사고가 60여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50여명은 명예퇴직하신 분이 질병이나 사고로 되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각종 사건 사고로 때문인지 황 회장은 일찌감치 물러날 뜻을 밝혔다. KT는 이미 올 4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음을 공식화했다. 통상적으로 기존 회장의 임기 만료 3~4달 이전에서야 차기 회장을 공모해오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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