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건설사, 정부 규제에 수주잔고 '텅텅'
위기의 대형건설사, 정부 규제에 수주잔고 '텅텅'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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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의 올 하반기 전망이 어둡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수주 부진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10대 건설사(삼성·현대·대림·GS·대우·포스코·현대엔지·롯데·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잔고 합계는 올 상반기 273조5680억원으로, 지난해 말(273조938억원)보다 0.1%(3700억원) 가량 줄었다.

특히 시공순위 1위인 삼성물산의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대비 15% 가까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6년 말 31조6260억원에서 2017년 말 29조9840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27조9496억원으로 내려갔다.

대림산업과 GS건설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만 해도 22조원에 근접한 수주잔고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 20조원에 그쳤다.

GS건설도 국내 관급공사 물량과 해외수주가 줄면서 큰 폭은 아니지만 감소세를 벗어나진 못했다. 2017년 37조원에 달했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35조원으로 줄더니 올 상반기에는 34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포스코건설도 35조원에 달했던 수주잔고가 올 상반기 들어 31조원으로 10% 가량 줄었다. 올 상반기 11조8000억원을 수주목표치로 제시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조원 수주에 그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잔고가 23조원대로 줄었지만 올 상반기 약 4% 늘어난 24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가세를 보인 업체들도 대부분 주택사업 중심의 수주잔고 비중이 높아 해외물량이 늘어난 몇몇 곳을 제외하면 하반기 전망이 밝지 않다. 국내 주택사업이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여파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건설사들의 올해 2분기 신규주택 수주 총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4.2% 줄어든 9조4992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 2014년(9조1009억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은 정부의 규제 여파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고 해외시장은 미·중 무역 갈등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해외수주에서 반전이 나오지 않는 이상 업계 전반적인 잔고 감소세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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