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최미교, "열심히 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인터뷰] 배우 최미교, "열심히 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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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늦깎이 신예 최미교, 목표는 영화제 '여자부문 신인상'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내 삶에 최선을 다하자"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기회가 없었죠. 그런데 김문옥 감독님을 만나고 저에게 그 기회가 생겼어요."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최미교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 영화계는 충무로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 년간 충무로에서 영화에 힘써온 원로 감독님들과 제작사, 배우들이 한국 영화계를 발전시키고 이끌어왔다. 매년 영화를 관람하는 관람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로 영화감독들과 독립영화를 촬영하며 배우의 꿈을 이뤄 나가고 있는 배우 최미교를 만났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안녕하세요. 배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은 최미교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주위에 계신 감독님들이 "세상에는 배우가 너무 많다. 한국에도 수천 명이다. 정말 열심히 해야 된다"라고 말씀해주세요. 그때 또 저는 이렇게 답하죠. "배우가 많은 게 맞아요. 제가 연기를 늦게 시작했지만 정말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노력할 수 있고 재능도 있고 의지력이 강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책임감 있게 뱉은 말에 대해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요.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배우 입니다. 

Q. 작품은?

A. 지난해부터 <모노크롬 1953>이라는 작품에 캐스팅돼 촬영했어요. 이 작품은 1953년에 일어난 6·25전쟁 직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전쟁통에 식량도 없고 힘들었던 그 시대를 배경으로 지리산에서 어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있죠. 촬영은 11월에 한 번 들어갔어요. 로케이션 때문에 야외촬영을 해야 하거든요. 첫 촬영 이후에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배경적인 부분에서 이어서 촬영하기엔 부족하다고 하셔서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Q. 평소 취미는? 쉴 때 주로 무얼 하나

A. 일단 제가 늦게 시작한 영화인인 만큼, 다양한 영화를 챙겨보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기적인 부분에서 연극배우 선배님들에게 개인 지도를 받고 있어요. 방송이나 영화를 보는 것은 1차원적인 것이고, 그걸 연기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개인의 능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연극이나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을까.

A. 제안은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제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항상 뭔가 큰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더라고요. 내가 이걸 선택하면 진짜 하고 싶었던 다른 선택지가 생긴다는 그런 상황에 많이 처했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일단 가장 잘 할 수 있고 제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서 후회도 많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앞서 많은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맡아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A. 이영애 배우님의 <친절한 금자씨>를 가장 해보고 싶고 욕심나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주위에선 "네가 이영애냐"라고 우스갯소리로 핀잔을 주시기도 했는데, 저는 제가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이영애 배우님 같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이영애 배우님 같은 배우가 되면 되겠네요"라고 답문했었죠. 세상에 모든 사람이 한 사람, 한사람이 특별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지만 저는 제가 배우로서 아름답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또 다른 작품은 조금 오래된 영화인데요. 임수정 배우님이 나온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작품이요.

Q. 영화인이 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어려움이 많았죠. 오랜 기간 돌고돌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 동안 좋은 분들도 많고, 안 좋으신 분들도 많이 만났죠. 지금은 너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게되서 정말 기뻐요. 이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저 사람 너무 괜찮다.', '저 사람 예쁘다' 이런 말들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외모뿐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아름답고 괜찮다는 평판을 받고 싶어요. 처음 보시는 분들이 차갑게 느낄 수도 있는데 저는 정말 따듯하고 괜찮은 사람이거든요. 

Q. 올해 목표는

A. 제가 배우라는 직업을 늦게 시작한 만큼 일찍 서둘러 뛰어가서 지쳐있는 것보다는 배우로서 에너지를 쏟아부어 가깝게는 촬영 중인 작품을 끝마치고 싶어요. 그리고 또 다른 작품에 들어가서 촬영하고 끝마치고, 이걸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 혼자만의 욕심일 수도 있죠. 영화라는 것은 배우만 있어서 만들어지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이지만, 일단은 다양한 작품을 맡아서 열심히 작업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욕심일 수도 있는데 신인상을 받고 싶어요. 굳이 신인상이 아니더라도 상을 한 번 꼭 받아보고 싶어요.

Q. 기억에 남는 말

A. 저의 멘토이신 김문옥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배우가 되기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 너 자체가 겉으로만 봐서 빛이 나는 사람이 아니라 내면이 탄탄하고 사람이 됨됨이가 꽉 차있어야 한다. 그래야지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대중 앞에 섰을 때 아우라로 비치는 것이다”라고요. "배우가 되기 전에 사람이 먼저 돼라." 저희 아버지께서도 이런 말씀을 늘 많이 하셨어요. 이런 말들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어요. 

Q. 내가 생각하는 '가장 잘했던 일'이 있다면?

A. 일단 어려운 이웃들한테 다양한 형태로 기부와 봉사를 한 게 있어요. 재능기부도 한 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작년엔 해외동포 책 보내기 운동협의회를 통해서 행사 진행도 봐줬어요. 지금 홍보대사로 있어요. 여기서 제가 행사 MC도 보고 봉사활동을 한 것이 제일 잘한 일인 것 같아요.

Q. 단 한 번,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있다. 어느 지점으로 가고 싶나.

A. 단 한 번의 기회라면, 미래는 알 수 없어서 선택하기 힘들 것 같아요. 만약 된다면 제가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받는 그 어딘가의 지점으로 가보고 싶어요. 그런데 이건 제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과거로 가야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인생에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후회는 없어요. 그래도 만약 어느 때로 갈 수 있다면 어렸을 때로 가보고 싶어요. 제가 처음 연기를 시작한다고 부모님에게 말했을 때 강경하게 안 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포기를 했었고요. 지금은 타협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만약 된다면 그 시절도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 영화를 하고 있을까 아니면 방송인이 됐을까

A. 사실 어렸을 적에 걸그룹 제의들도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해서 포기했었거든요. 만약 부모님이 허락해주셨으면 방송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생각과 다를 것 같지 않아요. 결국 영화로 돌아와 영화를 찍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Q.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A. 제가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제 인생은 배우라는 직업을 갖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어요. 그 전에는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가치관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아름답게 살자, 그래야 내가 행복하니까'인 것 같아요. 예전엔 뭔가 그러고 싶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래야만 된다. 그래야 나도 행복하고 주위 사람들도 행복하다. 그러니까 아름답게 살자는 말을 계속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원하고, 원하는 걸 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현실에 부딪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원치 않은 생활을 해야 하죠.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힘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해보자면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건 본인은 세상에 단 하나잖아요. 본인이 행복할 수 있도록 본인의 삶에 최선을 다하자. 이게 명답인 것 같네요. 자기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 자기는 독보적이고 특별한 존재니까. 이 말을 하고 싶고, 이 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교과서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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