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맘마미아' 성기윤, "세계최초? 감사한 일이지만 의미부여는 안해"
[인터뷰] '맘마미아' 성기윤, "세계최초? 감사한 일이지만 의미부여는 안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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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와 함께한 15년, 샘역 '1500회' · 빌 '100회' · 해리 '100회'
"맘마미아 세 아버지 역할을 맡은 세계 최초 배우, 정말 감사한 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리 역을 해보지 않겠냐 제안해줘서 맡게됐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15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대기록을 쌓고 있다. 3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맘마미아!>에는 초연부터 꾸준히 함께해온 배우 남경주와 최정원을 비롯해 성기윤, 홍지민, 신영숙, 이현우, 김영주, 김정민, 박준면, 루나 등이 참여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의 한 섬에서 결혼을 앞둔 스무 살 '소피'가 엄마의 일기 속에 숨겨져 있던 세 명의 아버지 후보생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소피는 자신의 초대장을 받고 섬을 찾은 세 명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상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시종일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소피와 그녀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그녀의 엄마 도나. 이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초연부터 뮤지컬 <맘마미아>를 지켜온 뮤지컬 배우 성기윤은 이번 작품을 맡게 되면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소피의 아버지 샘과 빌, 그리고 해리를 맡은 배우가 됐다. 

"많은 분이 전 세계 최초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죠. 사실 처음에는 이번 전과같이 '샘' 역할을 맡으려고 했었어요. 샘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제작진 측에서 해리라는 배역을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해리라는 배역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나니 저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렇게 샘 역에서 해리역까지 오게됐죠. 준비하던 부분들도 전부 해리에게 포커싱을 맞춰서 준비하게 됐어요. 해리가 바라보고 있는 시선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만큼, 다른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게 재밌더라고요. 사실 주위에서 '세계 최초다' '대단하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저한테는 크게 와 닿는 부분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의 저한테 있어서는 달라진 부분들은 크게 없어요. 제가 맡은 배역 그리고 작품 속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찾고 고쳐나가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면서 작품을 대하고 있어요. 제가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리스의 한 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도나의 딸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엄마의 옛 애인들을 초대해 친아버지를 찾아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성기윤 배우는 초연 이후 소피의 아버지 후보 '샘' 역할로 약 1500회, '빌' 역할로 약 100회의 무대에 올랐다. 올해 공연을 통해서는 '해리' 역할을 맡아 100회 가량의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이번에 맡은 해리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서 "해리라는 인물은 기존의 샘과 빌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친구죠. 도나를 만나기 위해 섬으로 가지만, 그곳에서 처음 만나게 된 도나의 딸 소피를 보고 반가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처음 소피를 보고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다 이해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배우 성기윤은 <렌트> <틱틱붐> <유린타운> <미녀와 야수> <아이다> <맘마미아> <시카고> <남한산성> <고스트> 등 그동안 많은 작품을 이어왔다. 그 중에 <맘마미아>와 <시카고>는 배우 성기윤과 떨어질 수 없는 작품들이다. 특히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맘마미아>는 그의 배우인생의 반을 함께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갚아질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배우인생의 반을 함께한 작품. 시카고도 오랜 기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른 부분들이 있죠. 맘마미아라는 작품을 하면서 변한 부분들도 있고 발전한 부분들도 있어요. 맘마미아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요? 다 좋은 곡들인데 소피와 처음 만나서 부르는 넘버나 도나 방에서 해리가 부르는 'Our Last Summer'라는 넘버도 좋아합니다. 프레스콜에서도 이야기했는데 항상 무대 뒤에서 따라 불렀던 넘버인데 이제는 무대 위에서 부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도나의 옛 남자친구 샘과 빌, 해리는 도나의 딸 소피의 편지를 받게 된다. 소피는 엄마의 일기장 속에 적혀있는 세 명의 아버지 후보에게 엄마 도나가 보낸 것처럼 자신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들이 오길 바라는데, 만약 극에서처럼 자신의 딸에게 편지가 온다면 어떤 느낌일 것 같나.

"만약에 정말로 제가 해리처럼, 저에게 편지가 온다면. 편지가 온 당일부터 편지지에 적혀있는 시간까지 엄청나게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정말 다른 일들은 하나도 집중하지 못할 것 같네요. 그렇게 하루하루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겠죠. 그런데 결국에는 갈 것 같아요. 해리 또한 고민을 거듭하다가 갔을 것 같거든요. 저도 그래요. 정말 많은 생각이 오가고, 정말 고민이 되겠지만 결국에는 가지 않을까요? 어떤 일이 생기든 일단 가서 그녀를 만날 것 같네요."

 

매년 꾸준히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무대 위에서 만나는 시간이 많았는데, 올해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이후에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다. "올해는 지난해 말에 시작했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마무리 짓고, 방송에 출연했었어요. 드라마 <고고송> <60일, 지정생존자> <열여덟의 순간>이라는 작품들에 출연하게 됐었습니다. 드라마를 오가면서 이번 작품의 오디션을 준비했었고, 무대에 올라가게 된 거죠."

오랜 기간 배우로서 무대 위에 올라가 있고, 최근에는 학교에서 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 처음 무대 위를 올랐을 때랑 지금, 어떻게 변한 것 같나. 그리고 많은 학생이 배우를 꿈꾸고 학교에 진학하고 졸업을 하는데,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 

"아무래도 처음 무대 위에 올랐을 때는 정말 철이 없었죠. 그런 면에서는 지금은 정말 많이 철이 들었어요. 철들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요?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저한테도 항상 고민하고 또, 다짐하고 있는 부분인데. 배우와 작품, 배우와 뮤지컬 간의 간격이랄까요. 저는 배우는 배우의 일을 해야 되고 작품은 작품만의 이미지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라면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누구누구의 뮤지컬'이라는 프레임을 잡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배우고 작품은 작품으로 남아야 된다는 부분을 정말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배우들이  어느 한 작품만의 배우로 이미지에 고착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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