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대 묶여있는 DLF 상품, 대규모 원금 손실 불안감↑
7000억대 묶여있는 DLF 상품, 대규모 원금 손실 불안감↑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가 36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업계에서 DLF 상품에 대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내다보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19일 금융권 파생금융상품 판매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으로 국내 금융사의 DLF와 해외금리 연계 파생증권(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이 중 개인투자자 3654명이 7326억원어치를, 법인 188곳이 898억원어치를 샀다. 개인투자자 1인당 약 2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여기서 파생결합증권(DLS)은 금리와 환율 실물자산 신용등급 등의 변동과 연계해 사전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하고, 이를 편입한 펀드를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고 말한다. 사모펀드 형태로 주로 프라이빗뱅킹(PB) 창구를 통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금액만 총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다음달 19일 첫 만기가 돌아오는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독일 금리 연계 DLF는 약 1250억원가량 판매됐다. 법인 일부를 제외하고 주로 개인 고객 대상으로 판매됐는데 투자자 숫자는 600여 명,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2억원가량이다. 이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금리가 행사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금리 차이의 200배 만큼 손실이 난다. 예를 들어 금리가 -0.3%가 된다면 금리 차이인 0.1%에서 200배를 곱해서 원금의 20%를 손실 보는 구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6일 거래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종가 기준으로 -0.688%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0.711%로 마감되기도 했다. 금리가 -0.7% 이하로 떨어지면 DLF 투자자는 원금을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독일 국채 금리는 2000년 1월 이후 올해 초까지 한 번도 -0.2% 이하를 보인 적이 없었다. 2016년 7월에 기록한 -0.186%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당장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독일 금리 연계 DLF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다가오지만 단기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 경제도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연동하는 상품의 규모는 6958억원이다. 영국과 미국의 CMS 금리가 하락해 5973억원(총액의 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현재 예상 손실률은 56.2%다. 해당 상품은 올해 만기가 492억원이고, 나머지는 내년부터 만기가 시작된다. 1년 또는 1년 6개월간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금리 반등만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DLF 판매 은행들은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따를 예정이다. 신속한 배상을 통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현장조사를 통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함께 상품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 있어 은행이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현재와 같은 사모펀드 방식으로 은행 PB가 위험하게 영업하는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며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조속히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