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생산·제조업계에 부는 '구조조정' 바람
유통·생산·제조업계에 부는 '구조조정' 바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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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부터 생산·제조업계까지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있다. 

지난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자동차부품 업체 '만도'는 지난 15일까지 회사 전체 임원 90명 중 20%(18명)가 구조조정 당했다. 만도는 등기 임원은 10명에서 9명으로, 비등기임원은 80명에서 63명으로 줄였다.

만도의 정몽원 회장은 지난 6월 "업황 부진과 미래 불확실성을 이유로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다"며 "임원 20%를 줄이고, 직원들에 대해서는 7월부터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완성차 업황의 급격한 악화에서 비롯되는 경영위기 때문에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는 등 만도의 미래에 대해 작지 않은 우려까지 나타내고 있다. 회사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비상한 경영 효율화 조치들을 결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만도 측은 2분기 임원 감축, 3분기 희망퇴직 등으로 고정비용이 줄어 하반기에는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희망퇴직에는 약 1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조정 와중에 정 회장은 상반기에 한라홀딩스와 만도에서 19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만도에서 12억6400만원을 한라홀딩스에서 6억5000만원 등 총 19억14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1년간 만도에서 28억1900만원, 한라홀딩스에서 14억300만원 등 총 42억2200만원을 수령했다.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중단 고려 중인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월 12만 장 규모의 국내 대형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발(發) LCD 공급 과잉에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치면서 세계적으로 TV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퀸텀닷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을 위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OLED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산 제품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면서 인력이 남아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지난 2분기 말 직원 수는 2만9147명이었다. 이는 1년 전(3만3522명)에 비해 13% 이상 줄어든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달 31일 8134억원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1년 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유통 물량 확대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인력 감원 없이는 자금 조달을 위한 신규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계열사로의 생산직 전환 배치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도 마냥 쉽지많은 안다. 홈플러스와 롯데쇼핑에 이어 이마트도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소셜커머스, 창고형 매장 등이 일반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다가오자 대형마트의 성장 정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점포를 내놓고 있는 마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점포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 유동화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직접 건물을 소유하는 비중은 83%로 다른 유통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 매각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하게 될 예정이다. 기존 점포 운영은 자산 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또한 자산 유동화를 위해 리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리츠는 특정 부동산이나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투자신탁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현재 건물주가 세입자가 되고 투자자가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를 받는 자산 유동화의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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