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31화.- 뜨거운 그날 새벽처럼
[기업소설] 직장의 신 제31화.- 뜨거운 그날 새벽처럼
  • 이상우
  • 승인 2019.0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게 누구야? 현숙아!”
박운혁은 무조건 달려가 현숙을 붙들었다.
“이건 또 웬 놈이냐? 이년 기둥서방이냐?”
술 취한 젊은이들은 모두 세 명이었다. 세 명이 한꺼번에 박운혁에게 덤벼들었다. 박운혁과 함께 왔던 시청 직원들은 재빨리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박운혁씨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 그냥 꺼져요.”
박운혁을 알아본 양현숙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내가 상관 할 일 아니라고? 현숙아! 이게 어찌된 일이냐?”
현숙은 이런 상황에 박운혁이 나타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난처해 하는 것 같았다. 참으로 기묘한 운명이 아닐 수 없었다.
“이자식이 이년의 기둥서방인 모양인데, 그렇다면 썩 데리고 꺼져라. 한 번 봐준다. 여편네 몸 파는 시장에 내돌릴 놈이면 알아볼 만하다.”
일행 중에 술이 좀 덜 취한 사나이가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현숙아. 빨리 가자.”
운혁은 그 자리에서 현숙을 데리고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현숙은 전혀 태도가 달랐다.
“야, 이 개새끼들아. 여자를 네 여편네처럼 주물럭거렸으면 돈을 내놔야 할 것 아니냐. 세상에 제일 치사한 놈이 여자 몸값 떼어 먹는 놈이다. 얼른 돈 내놔”
현숙이 술 취한 남자들에게 바락바락 대들었다.
“여자 몸값? 네년도 여자라고. 내가 네년을 올라타기라도 했냐? 네 구멍을 쑤시기라도 했냐? 무슨 몸값이냐?”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그 중의 한 사나이가 천 원짜리 몇 장을 현숙의 얼굴에 확 뿌렸다.
보고 있던 박운혁이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이새끼가 뭐하는 짓이야.”
“빡!”
박운혁이 남자의 턱을 힘껏 갈겨버렸다.
“아이쿠! 이놈이 사람을 친다. 너 오늘 제삿날인줄 알아라.”
세 사나이가 한꺼번에 덤벼들어 박운혁을 복 날 개 패듯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왜 이래. 정말 사람 잡는다.” 
현숙이 엉겨 붙은 네 사나이 사이에 끼어들어 운혁을 구하려고 발악을 했다. 그러나 이 발길 저 발길에 차여 금방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죽여줄게, 이 년 놈들!”
싸움은 상대가 되지 않는 일방적 공격이었다. 십분도 못가 박운혁과 현숙은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지고 발길, 주먹질을 마구 해대던 세 젊은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바닥에 쓰러진 박운혁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옆에 쓰러져있는 현숙을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
“현숙아. 다친 데는 없냐?”
“왜 남의 일에 뛰어들어 얻어맞아요? 이 세계가 얼마나 험악한지도 모르면서 무모하게 그렇게 덤벼요?”
“현숙아.”
“나 옛날 양현숙이 아니예요. 유흥가에서 몸 파는 년이란 말이에요. 이제 정체를 알았으니 꺼져요. 도와준 건 고마워요.”
양현숙이 이 말을 남기로 찬바람 나게 휙 돌아섰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현숙을 찾아 몇 년 동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편단심으로 살아 왔는데, 정작 양현숙이 이런 여자가 되다니. 박운혁은 정말 피눈물을 삼켰다.
“현숙아. 나 박운혁이야. 순천만 박운혁. 현숙아....”
박운혁은 현숙을 쓸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현숙아, 얼마나 고생 했기에 이 모양이 되었냐? 현숙아, 내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데...”
“운혁씨, 부탁해요. 이제 제발 나를 잊어요. 옛날의 양현숙은 죽었어요. 여러 번 죽었어요. 이제 떠나요. 운혁씨 갈 길로 가요.”
그날 밤 박운혁은 양현숙을 놓치지 않았다. 임시로 거쳐하고 있는 하숙방으로 데리고 갔다.
“어떻게 되었는지 좀 설명해주어. 그날 새벽 내 자취방을 나간 뒤 어떻게 되었어?”
“그 때 나는 운혁씨를 마지막으로 보러 갔던 거예요. 엄마 아빠가 야반도주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어요. 우리 식구는 고향과는 너무 다른 부산으로 갔었어요. 거기서 구멍가게 채소 장수, 안 해 본 것이 없었어요. 하지만 더 살기가 어려웠어요. 조그만 지하방에서 엄마와 아버지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세상을 떠나고 나는 맨발로 거리를 헤매는 거지가 되었지요. 식당으로 봉제 공장으로 다니면서 근근이 입에 풀칠만 하다가 노래방 도우미 등 닥치는 대로 몸을 굴리며 입에 풀칠을 했어요.”
“왜 나한테 찾아오지 않았어?”
“내가 무슨 낯으로 운혁씨를 찾아가요?”
운혁은 현숙을 꼭 껴안았다.
“그렇게 많은 고생을 했구나. 이제 내 곁에서 떠나지 말아라.”
그러나 현숙은 그 말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엉뚱한 제의를 했다.
“우리 마지막 그날 새벽으로 돌아가요.”
“마지막 그날 새벽?”
“예.”
현숙은 갑자기 옷을 훌훌 벗어버렸다.
“운혁씨도 발리 벗어요. 그나마 내가 운혁씨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 걸레가 다 된 몸뚱이 뿐이예요.”
현숙이 벌거벗은 채 운혁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잠깐, 잠깐만.”
운혁이 벌거벗은 현숙을 와락 껴안았다.
“이게 급한 일이 아니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이야기 하자.”
“우리 하면서 이야기해요.”
현숙이 운혁의 옷을 다 벗겨내고 운혁의 허리에 올라탔다.
“가만있어도 돼요. 내가 즐겁게 해 게요. 배운 게 많아요. 정말.”
현숙은 정말 능숙한 솜씨로 운혁의 페니스를 자기 몸속으로 부드럽게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