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제30화- 여자 몸을 가득채운 사랑
[기업소설] 제30화- 여자 몸을 가득채운 사랑
  • 이상우
  • 승인 2019.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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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혁은 마침내 자기 몸을 양현숙에게 맡겨 두었다. 온몸에 힘을 다 빼고 편안하게 누워 있었다.
운혁의 바지를 벗기는 현숙의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현숙이 낑낑거리며 바지를 벗기는 모습을 보고 있던 운혁은 엉덩이를 살짝 들어 현숙이 바지를 벗기기 쉽게 해 주었다. 현숙은 이어 운혁의 마지막 옷인 팬티를 발목 아래로 벗겼다. 반드시 누운 운혁의 몸 가운데는 그것만 우뚝 선 모양이 되었다. 다 벗겨놓고 누워있는 운혁의 몸을 바라보는 현숙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어찌 보면 심각하기 보다는 공포를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결의를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 보고 싶은 거 다 보니까 어때? 기분 좋아?”
“이제부터 운혁씨가 나를 즐겁게 해주어요.”
현숙이 운혁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 웃옷은 벗었지만 밑에는 아직 옷이 걸쳐져 있었다.
운혁은 몸을 옆으로 돌려 현숙을 꼭 껴안았다. 그리고 오른손을 밑으로 가져가 치마를 벗겼다. 이어 속옷도 모두 벗겼다. 현숙도 운혁이 옷을 쉽게 벗기도록 몸을 잘 움직여 주었다.
이제 두 사람은 완전한 나신이 되었다.
“현숙아, 사랑한다.”
운혁은 현숙을 껴안고 이 말만 되풀이 할뿐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사랑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요.”
껴안은 채 한참 동안 가만히 있던 현숙이 몸을 돌려 하늘을 보고 반듯이 누웠다. 희미한 백열등 아래 완벽하게 드러난 현숙의 몸은 아름다웠다. 순결한 처녀의 몸은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운혁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어서 올라와요.”
현숙이 독촉했다.
“현숙아. 말해 봐.”
“뭘요?”
“왜 이러는지.”
“사랑하니까요. 사랑하면 서로를 위해줘야 하잖아요. 평소 운혁씨는 이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기회만 있으면 나를 안으려고 하고 가슴을 만지려고 하고 입 맞추려고 하지 않았어요. 오늘 결심했어요. 운혁씨가 마음대로 나를 가지라고요. 자, 이제 사랑하는 만큼 나를 즐겁게 해주어요.”
현숙이 나직하게 속삭이듯 말했다.
“꼭 이렇게 해야 사랑이 증명 된다면 하지.”
무슨 의식을 치르듯이 운혁은 천천히 시작했다.
“입 맞추고 껴안고 싶은 것은 모든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일이야. 그리고 끝에 가서는 서로 몸을 합치지만 그것은 모든 절차가 끝난 뒤 책임질 각오가 선 뒤에 넘는 선이야.”
“그럼 운혁씨는 나를 책임질 각오가 아직 안 되었다는 뜻이예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무엇이 두려워요?”
운혁은 더 참기 어려웠다. 현숙의 몸 위로 올라갔다. 다시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서 희미하게 비추던 전등을 꺼버렸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주 희미한 달빛이 현숙의 몸을 비추었다. 보일 듯 말듯 하게 보이는 현숙의 나신은 아주 신비로웠다.
운혁은 현숙의 몸에 비친 달빛을 더듬으며 배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입을 맞추며 한손으로 현숙의 유방을 쓰다듬었다.
“사랑해요. 운혁씨. 나를 절대로 잊지 말아요.”
현숙의 말이 평소와는 좀 다르게 느꼈으나, 이제 흥분한 운혁의 몸은 멈출 수가 없었다.
운혁은 천천히 현숙의 은밀한 곳을 쓰다듬었다. 손끝에 까칠한 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옹달샘을 둘러싸고 있는 수풀의 감촉이 운혁을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운혁은 마침내 자기의 상징을 현숙의 몸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음~”
현숙이 신음 같은 가냘픈 탄식을 토했다. 현숙은 운혁이 자기 몸을 꽉 채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랑의 아픔. 그것이 이런 것인가.
현숙은 참았다. 그리고 점점 빨라지는 운혁의 몸놀림을 받아드렸다. 오래가지 않았다. 곧 터질 듯 절정에 가까이 가있던 운혁의 남성은 몇 분도 못가서 터지고 말았다.
“미안해.”
운혁이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현숙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운혁에게 입을 맞추었다. 뺨은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해서 운혁과 현숙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정사가 끝났다.
그 뒤 돌아간 현숙을 운혁은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운혁은 현숙이 있을만한 곳은 모두 찾아 다녔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깨긋하게 자취를 감출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물론 식구들도 빚쟁이를 피해 자취를 감춘 뒤였다.

운혁은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근방에 자리를 잡았다. 가까이 있는 건봉사라는 사찰에도 드나들었다. 그는 완전히 세상과 단절하며 오직 양현숙이 송지호가 있는 고향에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이 기다림의 세월동안 운혁의 유일한 낙은 새들을 돌보는 일이었다. 두루미, 원앙, 느시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여기서 터득한 박운혁의 진리는 자연을 자연대로 두라는 교훈이었다.
이 교훈이 뒤에 사업을 일으킨 철학이 되었다.
“그럼 그 뒤에는 양현숙씨를 전혀 만나지 못했나요?”
이야기를 듣고 난 조은지가 물었다. 공연히 남의 일에 눈물가지 흘리며 들었던 조민지는 왠지 슬펐다.
“10년 뒤에 만났지.”
“예? 어디서 어떻게요?”
“참으로 기막힌 일이었지. 내가 서울로 가서 사업을 막 시작 했을 때였어. 허가 해주는 관청 사람들에게 술 한 잔을 대접하고 그 사람들 따라 가라오케, 아니 요즘은 노래방이지. 거길 갔었어.”
“그래서요?”
“모두 술이 한 잔씩 되어 비틀거릴 때지.”
“?”
“노래방 입구에 갔을 때 웬 여자가 남자와 싸우고 있었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여자가 하는 말이 아주 희한했어.”
“뭐라고 했길래요?”
“싫건 했으면 값을 치러야지 그냥 내빼면 되느냐고. 그냥 갈 거면 그거 잘라두고 가라고 하잖아, 아마 어디서 싫건 놀고는 여기 와서 여자를 따돌리고 도망가려다가 걸린 것 같았어.”
“예. 그랬군요.”
“그런데 악을 쓰는 그 여자가 누굴 꼭 닮았어. 자세히 가서 봤더니, 아 글쎄 양현숙이 잖아. 얼마나 놀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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