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눈 앞 성장보다 무역질서 변환기 대비를
[이원두 경제비평] 눈 앞 성장보다 무역질서 변환기 대비를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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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4~6월)성장률이 1.1%를 기록, 1분기의 마이너스(-0.4%)성장에서 벗어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드릴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가 완전히 성장궤도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과 우려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1.1%성장의 ‘최대 공신’은 정부 지출, 다시 말하면 재정에 의존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 경제를 견인해야 할 민간부문의 투자와 수풀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부문이 성장을 주도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한국은행은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의 급증을 꼽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복지확대가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는 뜻이다. 민간부문 회복되지 않을 재정을 뒷받침할 세수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에 의존한 성장은 곧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는 미중의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 든 것이 현실이다. 미국은 2분기 성장률을 2.1%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리와 마찬가지로 공공부문 지출에 의존한 바가 크다. 설비투자와 민간 소비지출은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함으로서 사상 최장의 경기 확대국면에 그늘이 짙어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FRB)는 예상을 앞질러 조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경기 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중국 경제도 속내가 편안치 않다 가계부채의 급증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새로운 리스크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일본의 80년대 중후반의 거품경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계부채 연착륙에 실패한 일본은 그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맞게 되었음을 생각할 때 중국의 가계부채 급증은 결코 남의 일로만 보기 어렵다. 동남아, 특히 태국과 말레이시아 역시 자동차와 주택 붐에 따른 채무가 급증, 소비지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출주도 경제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 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제에 짙은 그늘이 씌워지고 있고 새로운 시장의 하나로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 상황 역시 우리 기대에 부응할 정도로 좋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변수,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출구 찾기가 만만 하지 않다. 그러나 당국의 경제정책은 여전히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한 ‘포용경제’에서 한발 짝도 물러 설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개발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로’에 예외를 두려는 정도가 변화라면 변화이다.

‘소주성’경제로 인해 민간부문이 활력과 탄력을 잃었거나 잃고 있는 현실에 굳이 눈을 감으려는 정부는 결국 재정에 의한 성장이라는 칼을 뽑아 들어 2분기에 상당한 결과를 과시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재정의 일방적 독주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장기적인 정책이 될 수 없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은 자유무역 질서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 중국과 EU다.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14%나 줄어든 2천 5백 83억 달러를 기록, 아세안 보다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그리고 EU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질서 수호 세력이 새로운 대책 마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안으로는 일본 주도로 2017년에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과 유럽연합(EU)이 손을 잡아 거대한 새로운 자유무역 권을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아직은 물밑 모색 단계임으로 이의 실현 여부는 장담할 사안은 못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세계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을 방관만 하지 않고 자유무역 질서를 기조로 각자도생에 나설 수도 있는 변환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세계 경제 발언권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가 함축된 움직임이다.

지금처럼 단기적인 실적에만 급급할 경우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에서 조차 뒤떨어지게 마련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대해 ‘기술 독립’만 앞세우다가는, 재정으로 단기성과에 만족하다가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언제 어디까지 추락할지 알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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