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뒷걸음질 치는 IT강국의 4차산업혁명
[이원두 경제비평] 뒷걸음질 치는 IT강국의 4차산업혁명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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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심한 경쟁사회서 현상유지는 곧 뒷걸음질을 의미한다. 세계 첫 5G 통신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이, 세계 정상급의 IT기반을 자랑하는 한국이 이 기술과 기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금융 분야를 비롯하여 모빌리티 서비스, 원격의료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업이 하나같이 이익단체나 기존업계의 반대로 주춤거리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세계적인 추세로 번지고 있는 이동 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에 대해 정책당국은 택시업계 반발 앞에 허둥대기만 하다가 이번에 모빌리티 사업을 사실상 택시업으로 유도하는 여객 운송 사업법 개정안을 들고 나와 신산업에 대한 의욕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죽했으면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한국경제학회 회장인 이 인실 교수가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는 신산업에 맞는 법적체계를 만드는 대신 신산업을 기존제도에 끼워 맞춘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을까? 신산업에 맞는 패러다임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뒤떨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가용을 중심으로 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위법으로 되어 있는 일본만 해도 모빌리티 서비스는 ’택시 배차 서비스‘형태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현재는 우버를 중심으로 한 미국계와 ‘디디(的的)’의 중국계 그리고 외국계와 맞서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재팬 택시’의 3파전으로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택시 배차 서비스 형식을 빌어 모빌리티 혁신에 성공한 것은 택시 회사가 하나같이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개인택시도 물론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법인택시는 사납금과 같은 ‘기사착취’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다.  ‘우버 재팬’은 도쿄 이외에도 히로시마, 나고야 오사카 도호쿠 지방으로까지 영업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 우버의 유일한 경쟁상대인 중국의 디디는 소프트뱅크와 합작,‘디디 모빌리티 재팬’을 설립하여 일본 전국 주요도시의 42개 택시회사에 배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맞서 새로 출범한 ‘재팬 택시’는 일본 국내 900여개 택시회사와 손을 잡았다. 또 소니와 DeNA등 IT 대형업체도 배차 앱 서비스에 나섰다. 이러한 서비스는 일본을 찾는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아 이용자가 점점 줄어들던 택시 업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납금에 경영을 의존하고 있는 영세한 우리 택시업계로서는 수용하기 벅찬 방법일 것이다.

‘빨리빨리’의 특징은 선제적 대응이 아니라 일을 당하고 나서 서두는 것이 특징이다 정책당국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홍 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반도체 R&D는 주 52시간 근무 완화를 검토하겠다고’고 국회 답변을 통해 밝혔다. 산업계가 그토록 간절하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건의할 때는 꿈쩍도 않다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당하고 나서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런 행태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9년 구조개혁 연례보고서’(Going for growth)를 통해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줄이고 포괄적인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을 권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되자 ‘독자기술개발, 국산화’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반도체만이 전부가 아니며 ‘반도체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3천 Km 거리의 원격 뇌수술에 성공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원격 수술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원격의료 기술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는 무엇 하나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에서 1년 뒤떨어지면 10년이 걸려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 IT업계의 상식이다. IT 선진국, 5G통신의 선두에 선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의 낙오자가 된다면 그 역사적 단죄를 어떻게 견디어 낼 것인가? 언제까지 이익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노조의 압력에 휘둘려 어중간 자세로 일관해야 할 것인가? 정책당국은 솔직하게 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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