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속 돈 몰리는 ELS...사상 처음 90조원 넘어설 듯
저금리 속 돈 몰리는 ELS...사상 처음 90조원 넘어설 듯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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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발행액 48조 4년來 최대..글로벌 증시회복에 재투자 영향

ELS(Equity Linked Securities) 주가연계증권은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즉, 어떠한 자산에 대해 간접적으로 투자를 하는 상품을 말한다. ELS의 수익률은 주식 수익률과 같이 직관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또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상품에 가입할 때 약속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한다.

ELS가 오랜만에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 효자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 ELS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ELS 시장 1위로 '우뚝' 섰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상반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주가연계증권(ELS)발행금액이 전년동기 (48조944억원)대비 0.9% 감소한 47조6585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공모가 39조684억원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82%를 차지했고, 발행금액 기준으로는 지수형 ELS가 91.2%로 집계됐다. 삼성증권(6조4501억원), KB증권(6조2611억원), 한국투자증권(5조8412억원)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발행액이 28조100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59.2%을 차지했다.

ELS 발행액은 1분기 까지만 해도 17조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분기에는 24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증시 회복에 힘입어 조기상환된 금액이 재투자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나온 상품 중 대부분이 글로벌 증시 회복에 힘입어 조기 상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ELS 발행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금리 지속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ELS로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발행된 ELS 중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 비중은 87%로 지난해 하반기(61%)보다 늘어났다"며 "손실 위험이 있는 ELS 투자가 늘어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채권 운용손익이 증권사 주요 먹거리가 된 점도 ELS 발행 증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ELS 모집을 통해 채권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ELS 시장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 업계 간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ELS 시장에서 1위를 지키던 미래에셋대우를 밀어내고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올 상반기 삼성증권의 ELS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5조6839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서 1위로 올랐다. ELS 전체 발행 시장에서 점유율은 13.53%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다양한 구조의 상품출시를 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에서 이런 삼성의 강점이 부각 되면서 ELS 발행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장은 삼성증권의 파생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국내증시가 불확실성에 노출된 것을 고려해 하반기 탑픽은 삼성증권으로 제시한다"며 "채권운용의 이익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안정적인 파생운용에서 강점"이라고 말했다.

거래대금 감소 등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악화에도 채권 금리 하락과 ELS 조기 상환 증가 등으로 운용 손익이 증가해 이를 만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KB증권의 ELS 발행액은 5조3818억원으로 삼성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던 미래에셋대우의 ELS 발행액은 5조2762억원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고 한국투자증권(5조1065억원)은 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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